 2005년도 입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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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0월 12일(화) Phillips Academy (Andover) 와 Milton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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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illips Academy (Andover) ]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아니나 다를까 비가 부실부실 오고 있다. 인터뷰를 다니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아마도 날씨의 변화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특히나 겨울의 경우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 눈마저 내리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아울러 오늘처럼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면 학교 투어를 하는데 애로점이 많은 편이다. 이번 주 내내 동부 지역의 날씨 상황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것 같아 걱정이다. 8시 50분이 인터뷰라서 아침 출근의 러시아워도 생각을 해 좀 일찍 나왔다.
학교에 도착하니 8시 20분. 약 30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비는 계속 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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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고 아직 입학사무실은 조용한 것 같았다. 차안에 앉아서 시간을 좀 때우고 8시 40분쯤 입학사무실에 들어갔다. 들어가니 응접실이 조용했고 심지어 리셉션에 앉아 있는 담당자도 없었다. 곧이어 나이가 지긋한 한 아주머니가 나오더니 학생의 이름을 물어보고는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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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 속으로 '아니, 이 명문에 인터뷰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어째서 한명도 없지?' 하고 생각을 하던 찰라 아니나 다를까 문이 열리면서 한 팀 한 팀 인터뷰를 위해 학생과 학부모가 들어오고 투어를 담당하는 학생들까지 가세를 하니 5분도 안 되는 시간에 응접실이 사람들로 벌써 꽉 찼다. 속으로 '그러면 그렇지' 하고 당연한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였다. 나와 같이 간 학생은 이곳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미국 남학생을 만났다. 이 학생도 인터뷰를 위해 엄마와 같이 이 학교를 방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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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11학년의 동양계 여학생과 10학년의 미국 여학생이 학교 투어를 위해 우리의 담당이 되었다. 인터뷰를 위해 학교를 방문하다 보면 혹 2명의 학생이 학교 투어를 위해 한 조가 되는데 이럴 경우 거의 대부분은 한 학생이 투어의 리더이고 나머지 한 학생들 투어를 위한 방법을 선배에게 배우기 위해 같이 동행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우리의 경우도 이 10학년의 여학생이 선배인 11학년의 투어 요령을 배우기 위해서 같이 동행을 하는 그런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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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우산을 쓰고 밖으로 나와 길 건너편으로 향해 새로 지은 과학관, 교실, 미술실, 분위기 있는 도서관, 기숙사 등등을 쭉 둘러보았다. 다시 입학사무실 쪽으로 와서 뒤편에 위치하고 있는 체육관 등을 둘러보면서 학교 투어를 다 끝마쳤다. 인터뷰 2일째라서인지 학생이나 학부형이나 요령이 점점 느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투어를 위해 약 40여분씩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맑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여기저기를 산책한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임하지 않으면 다소 지겹고 무료한 시간이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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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입학 사무실에 들어오니 학교 투어를 위해 나가는 학부형들과 학생들, 새롭게 인터뷰를 위해 들어오는 사람들로 응접실이 계속 사람들로 붐볐다. 이윽고 2층에서 입학 담당자가 아래로 내려와 우리와 인사를 하고 학생의 인터뷰를 위해 학생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다시 올라갔다. 20대의 흑인 여성인데 상당한 미모에 지적이면서도 똑똑해보였다. 흑인 중에서도 피부가 아주 까만 흑인이 있는 반면 백인과의 피가 섞여 상대적으로 덜 까매 보이는 흑인이 있는데 이 여성의 경우는 후자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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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학교를 졸업한 우수한 재원으로 최근에 입학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약 30여분의 시간이 경과한 뒤 학생과 입학 담당자는 다시 아래로 내려왔고 이후 학생 어머님과 나는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이야기인 즉, 학생이 아주 똑똑하고 우수하다는 점과 특히나 현재 재학하고 있는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들을 아주 칭찬 하였다. 마침 이 학생은 이 앤도버 학교에서 올해 써머 프로그램(Summer Program)을 들었으며 이 입학 담당자는 그 점도 언급을 하였다.
여하간 이 학생의 입학을 긍정적으로 심사 할 것 같은 뉘앙스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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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스 앤도버가 어떤 학교인가? 그야말로 미국에서 부동의 최고 명문학교로 자리매김을 한 학교가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도대체 이 학교는 어느 정도의 응시원서를 받는지가 궁금하였다. 이에 대해 이 입학 담당자에게 질문을 한 결과 매 해마다 외국인을 포함해 대략 약 2,000여명의 학생이 이 학교로의 입학을 위해서 원서를 제출하고 그 중 300여명이 입학 허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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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단순한 이치로 입학 경쟁률이 약 7대1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언제나 한국 학생의 경우이다. 즉, 이 2,000여 명 중에서 한국인들의 응시는 상당수를 차지할 것이고 이에 한국 학생들만의 경쟁은 7대1이라는 단순한 계산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점은 이 입학 담당자도 인정을 하는 점이다. 더욱이 최소한 이 학교에 응시를 하고자 하는 학생의 경우 그 학업적인 자질은 상대적으로 타 학교에 응시를 하는 학생들보다는 뛰어나다는 점은 인정을 하여야 할 것이며 이에 미국 학생들의 경우에도 이 7대 1의 경쟁은 그다지
'이 학교의 입학 경쟁률이 낮다' 라고 하는 점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이 학교의 입학을 위해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수많은 학생과 그 학부형들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우수성은 인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하튼 입학 담당자와 학생의 입학에 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뒤 다시 응접실로 나온 뒤 작별 인사를 하고 이 학교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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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ton Academy ]
이 학교의 위치는 보스턴(Boston) 시내에서 그다지 멀지가 않다. 도로를 기준으로 이야기 하자면 보스턴 시내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93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해 보스턴 시내를 지나 조금만 더 밑으로 내려가면 밀튼(Milton)이라는 지역에 이른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보스턴 인근의 주거지역이라고 하면 이해가 편할 것 같다. 즉, 미국인들의 일상적인 주거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파트의 개념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렵고 정원이 딸린 하우스(House)에서 사는 것이 보편적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거 지역은 다들 시내 중심에서 20-30여분의 거리, 경우에 따라서는 그 이상의 시간이 소요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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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형성이 되어 있고 당연히 보스턴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역시 이러한 밀튼 지역을 포함한 여러 주거 지역에서 생활하는 것이 이들의 일상적인 삶이다. 따라서 이러한 주거 지역에 이 지역에 사는 학생들을 위한 학교들이 설립되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통학 학생 즉, 데이(Day)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우선 밀튼은 국내에도 너무나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다지 부연 설명을 안 하여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잘 아시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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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앤도버(Andover)를 마치고 오후 1시 15분 밀튼 인터뷰까지에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비는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그치는 분위기였다. 우선 밀튼으로 가서 학교 전경을 차로 한바퀴 쭉 둘러보았다. 이 학교는 유치원부터 12학년까지 대략 1,00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으며 기숙의 경우는 9학년 즉, 중학교 3학년부터 가능하다. 따라서 이 학교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그리고 중학생들의 경우에는 전원 통학을 하는 미국 학생들이라고 생각을 하면 된다.
아울러 9학년 이상의 고학년의 경우 대략 660여명이 재학을 하고 있는데 그 중 약 60%가 통학 학생이다. 따라서 수업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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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 학생들이 집으로 가는 시간대의 경우 학교는 다소 시끌벅적(?) 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하튼, 학교를 둘러보고 점심은 인근의 맥도날드에서 해결하고 인터뷰를 위해 다시 학교로 향했다. 1시 무렵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니 리셉션에 근무를 하는 성격이 활달한 아주머니가 학생의 이름을 확인하고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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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역시 나와 같이 간 학생은 같은 학교에 재학을 하는 미국인 남학생 둘을 그곳에서 만났다. 역시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하였다. 속으로, '야!, 이 학교 학생들은 미국의 우수한 학교들은 거의 다 응시를 하려고 하는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잠시 후 우리의 학교 투어를 담당하는 미국 여학생이 왔고 우리는 다시 사무실을 나와 교실을 비롯한 과학실, 미술실, 강당, 체육관, 기숙사 등을 쭉 둘러보았다. 다행히 오후 들어 비는 그쳐 학교 투어를 하는데 그다지 어려움은 없었다. 학교의 시설들은 우리가 방문을 한 다른 명문학교에 비해서 크게 손색이 없었으며 교실 역시 다른 학교에서 보았듯이 라운드 테이블(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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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의 수업으로 진행이 되는 교실들도 많이 보였다. 운동장 역시 학교 건물 뒤편으로 널찍하게 펼쳐져 있었고 육상을 할 수 있는 트랙도 설치가 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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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를 마치고 다시 입학 사무실이 있는 학교 본관으로 돌아오니 수십 명의 미국 학생들이 본관 입구에 있는 홀에 가방을 여기저기 내려놓고 스쿨버스를 기다리는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국의 많은 기숙학교들 중에서 통학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학교의 경우에는 다소 분위기가 좀 산만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가 있는데 바로 이런 경우가 그런 상황에 해당이 될 수 있다.
즉, 기숙학생의 수가 통학 학생의 수보다 많은 경우 학교의 분위기는 이렇게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있는 경우는 좀처럼 찾아보기가 힘들고 이에 전반적인 학교의 분위기는 면학적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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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통학 학생들이 많은 경우 우리가 흔히 하는 이야기로 분위기가 좀 뜬다고 할 수 가 있다. 이는 좀 더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외국 학생이 이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혼자서 학교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있는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학생은 별 어려움이 없이 학교생활을 적응할 수 있고 그렇지 못 할 경우 다소의 어려움이 따른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미국 학생들의 개방적인 행동들을 간혹 보았을 경우(어떠한 내용인지 짐작이 가시리라 믿음) 이 학교를 방문한 외국 부모의 경우 특히, 여학생의 입학을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한 부모님의 경우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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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이 먼저 앞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시 후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의 입학 담당자가 나타났는데 내 개인적으로 이렇게 거구인 사람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키도 크고 비대했다. 걷는 것도 우리가 흔히 표현하듯 어슬렁어슬렁 걷는 것이 마치 큰 곰이 걷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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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의 인터뷰 시간은 다른 학교에 비해서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은 것 같았다. 다시 학생의 어머님과 내가 그의 사무실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 우선 그의 맨 처음 질문은 역시 나를 다소 실망케 하였다. '내가 대답을 해줄 만한 질문이 있냐?' 사실 학교 인터뷰를 위해 학교를 방문할 때마다 제일 먼저 이렇게 질문을 하는 담당자를 보면 솔직히 제일 짜증이 난다.
사실 학교에 관심이 있어서 학생과 부모님이 불원천리 먼 길을 마다 않고 비싼 돈을 들여 학생의 인터뷰를 위해 방문을 하였을 때 '어서 와라, 힘들지 않았느냐?, 어제 어디서 투숙했냐?, 학교는 잘 찾았느냐?, 시차는 잘 적응을 하고 있냐?' 는 등등의 따뜻한 이야기가 얼마나 위안이 되겠냐마는 너무나도 속상하게도 '질문 있니?' 등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실망감은 나 역시 대단한데 부모님이야 오죽하겠냐 하는 생각을 안 할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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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불쾌한 심정을 나타낼 수는 없는 노릇이고 나름대로 '인터뷰는 어떠했느냐?' '입학을 위한 충분한 자질을 느꼈느냐?' 등등의 이야기와 함께 학교와 입학에 관한 전반적인 질문들은 하였다. 이에 그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답변을 해 주었다. 그러면서도 꼭, '또, 질문 있냐?' 의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도 하고 싶지만 이 역시 나름대로 자기 자신만의 인터뷰의 한 방법이고 이러한 질문이 비단 우리에게만 적용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 그냥 내심으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격의 차이러니 하고 스스로를 위안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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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학교 담당자와의 면접을 이상 없이 마치고 오늘의 학교방문 일과를 마쳤다. 내일은 로드아일랜드(Rhode Island)에 위치하고 있는 그림 같은 학교인 세인트 조지스 스쿨(St. George's School)부터 인터뷰를 시작한다. 따라서 이곳에서 로드아일랜드로 지금 출발을 하여 그곳에 있는 호텔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차 안에서 이 밀튼에 대해 엄마와 학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행히 학생은 이 학교에 만족을 하는 눈치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의 선배들도 이전에 이 학교에 입학을 한 학생들이 몇 명이 있다고 하였다. 불행히도 그 선배들을 만나보려고 하였는데 그러한 기회를 못 가진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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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서운해 하였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단풍이 물든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미국 동부의 아름다운 길을 열심히 달려 미국 내에서도 유명한 해안 도시인 뉴포트(Newport)를 향한다. 역시 학생은 인터뷰로 피곤한지 차 안에서 어느새 잠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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