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도 입학 인터뷰
|
|
|
|
|
|
|
|
|
2006년 11월 02일(목) Berkshire School / the Gunnery
|
|
|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거리가 축축한 것 같다. ‘아니, 비가 오나?’ 하고 걱정을 하며 밖으로 나가보니 밤새 비가 왔는지 땅은 젖어 있는데 다행히 비는 그친 것 같다. 아무래도 비가 오면 학교 투어를 위해 캠퍼스를 걸어 다녀야하는 우리로서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짐을 미리 정리하고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고 차를 몰고 오전 9시에 있을 인터뷰를 위해 호텔을 나선다. 나 역시 어제 피곤했었는데 학생이나 엄마나 마찬가지였는가 보다. 다행히 학교들이 다들 시골에 위치하고 있어 쾌적하고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피곤함이 빨리 가시는 것 같다.
|
|
|
|
|
벅셔 스쿨(Berkshire School)에 도착을 해서 우선 간단히 차로 학교를 한 번 돌아보고 입학 사무실로 가서 차를 주차시킨 뒤 안으로 들어가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는 행정 담당 아주머니가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한 뒤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
|
|
응접실에는 어느새 인터뷰를 위해 2팀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우리의 인터뷰를 담당할 미국 여학생이 들어와 우리에게 인사를 했다. 우리는 그 학생의 안내로 밖으로 나와 우선 여학생 기숙사를 먼저 보고 이어 도서관, 학생 라운지, 식당 등을 둘러본 뒤 실내 농구 코트, 피트니스 등이 있는 체육관을 보고 학생들의 수업이 대부분 이루어지는 건물을 둘러본 뒤 다시 입학 사무실로 향했다. 학교가 산자락 아래에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어제 비가 와서 인지 바람이 불고 을씨년스러웠다. 입학 사무실로 돌아온 우리는 잠시 응접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40대 후반의 입학 부책임자인 진 마허(Jean W. Maher)가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다.
|
|
|
|
인상이 좋게 보이는 이 아주머니는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위해 2층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갔으며 엄마와 나는 벽난로에 장작을 지펴 따뜻한 온기가 도는 응접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시 기다렸다.
|
|
|
약 3년 전이었던가? 영국으로 유학을 가는 학생을 바래다주러 런던에서 차로 약 3시간 거리에 있는 자그마한 바닷가 근처의 마을에 간 적이 있었다. 내가 데리고 온 이 여학생이 머물 하숙집에 갔었는데 그 집 주인이 아주 선량했다. 그는 나에게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했고 나는 마을 인근에 있는 호텔에서 저녁에 나와 그의 집으로 갔었다.그 집은 개인 주택이었는데 집이 크고 방도 많았다. 저녁을 먹고 자리를 옮겨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로 갔는데 그곳에서 우리는 아름드리 장작을 벽난로에 넣고 불을 지피며 음악을 들으면서 차를 마신 적이 있었다. 당시의 추억이 너무나 좋아서 이렇게 벽난로만 보면 그 때가 생각이 나곤 한다.
|
|
|
|
|
참으로 삶이란 무엇이냐 하는 아주 단순한 질문을 스스로 하는 경우도 바로 이럴 때다. 방송을 보면 하루가 멀다않고 아파트 값이 올라 자그마한 평수의 아파트가 우리가 상상하기도 힘든 가격에 내놓아도 금방 팔리고 또 팔려고 내놓은 아파트를 주인이 수천만원의 위약금을 웃으면서 물어주며 안판다고 거두어들인다는 신문을 읽고 뭔가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너무나도 물질만능주의로 치닫는 현실에서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삶이란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조차 들기도 한다.
|
|
|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한 30여분이 지나 학생은 인터뷰를 마치고 입학 담당자와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엄마와 나는 그녀의 안내로 2층으로 올라갔다. 우선 입학 담당자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이 학생처럼 인터뷰를 편하게 한 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학생이 아주 쾌활하고 적극적이며 다양한 방과 후 활동 그리고 음악, 미술 등의 과외활동에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었다.그러면서 아주 입학의 소지가 높은 훌륭한 학생이라는 이야기까지 덧붙였다. 우리는 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 나의 본 직업상 꼭 물어봐야 하는 한국 학생들의 응시 현황에 대해 질문을 했더니 작년에 한국 학생들이 약 110명 지원했었다고 한다.
|
|
|
|
그 중에서 약 10여명이 입학 허가를 받았고 그중에서 4명인가 5명이 등록을 했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다들 어느 학교를 가나 한국 학생들의 지원수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는 그녀에게 학생의 입학에 많은 신경 써달라는 말로 작별을 한 뒤 학교를 떠났다.이제 오후 1시 25분에는 거너리(The Gunnery)의 인터뷰이다.
|
|
|
우리는 길 옆으로 시내가 흐르는 운치있는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밀포드(Milford) 지역으로 가서 맥도날드에 가서 점심으로 햄버거를 먹고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을 해서 차를 주차시킨 뒤 슬슬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리셉션에 앉아있는 아주머니에게 우리가 왔음을 알리려는데 마침 밖에 나와 있던 새논 바우도(Shannon Baudo)가 우리를 보고 인사를 한다.이 입학 담당자는 개인적으로 여러 번 만났기에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나눈 뒤 우리는 응접실로 들어가서 투어를 담당할 학생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
|
|
|
|
응접실에는 어느덧 인터뷰를 위해 한국 여학생이 가족과 함께 와 있었다. 잠시 뒤 미국 여학생이 들어와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이번에 9학년이라는 이 여학생은 우선 우리를 2층에 있는 여자 기숙사를 보여준 뒤 밖으로 나와 식당, 학생 라운지, 매점(School Store), 메일 박스 등을 보여준 뒤 이어 교실, 새로 지은 미술실, 강당, 체육관, 과학관, 수학관 등의 건물들을 둘러본 뒤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아무래도 신입생이라 서인지 투어를 담당하는 이 학생은 하나라도 더 설명을 해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참으로 자기의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는 자세가 보기 좋다.
|
|
|
|
투어를 해 준 학생과 작별 인사를 한 뒤 응접실에 잠시 앉아있으려니 인터뷰를 위해 로라 마틴(Laura E. Martin)이 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우선 학생은 인터뷰를 위해 그녀의 방으로 갔고 우리는 차를 마시며 잠시 응접실에서 기다렸다. 한 30여 분이 지나서 학생은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고 이어 엄마와 나는 다시 그녀의 방으로 가서 잠시 환담을 하였다.
|
|
|
그녀 역시 학생에 대해서 아주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솔직히 오랜 기간 인터뷰를 위해 많은 학생들을 데리고 다녔는데 개인적으로 이 학생처럼 인터뷰에 강한(?) 학생은 없었던 것 같다. 이는 아무래도 영어에 대한 자심감이 앞서야 하고 다음으론 충분한 인터뷰 준비 즉, 입학 담당자와 어떻게 인터뷰를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연습, 순간의 재치, 성격 그리고 대화가 가능한 환경 형성 등이 두루두루 어우러져야 이 학생처럼 거의 최상의 인터뷰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스스로 해본다.
|
|
|
|
이 학생의 경우, 미국에서 몇 년간 있었으므로 우선 입학 담당자와 다양하게 대화를 나눌 충분한 소재들이 우선 많고 아울러 옆에서 지켜봐도 순간의 재치 그리고 밝은 성격이 입학 담당자들이 침을 흘려가며 칭찬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게 만드는 요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그녀와 편안하게 환담을 나눈 뒤 작별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왔다. 드디어 오늘 인터뷰도 끝이다. 이제 내일 있을 한 학교만 마치면 이 학생의 인터뷰도 마지막이다. 차안에서 엄마가 한마디 한다. ‘그저 애 일이라서 하지 두 번하라면 못하겠네요’
|
|
|
|
사실 일요일에 미국에 도착을 해서 시차 적응도 되지 않은 생태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이 호텔에서 저 호텔로 바꾸어가면서 잠을 자지 않나, 학교에 도착해서 투어한다고 열심히 걷지 않나, 쉴새없이 차를 타고 다니지 않나, 그야말로 누구 말처럼 멋모르고 하니까 하지 알면 못할 것 같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
|
|
‘이제 하나 남았는데요, 뭐’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차를 몰고 학생이 거주하는 필라델피아 인근으로 달린다. 어느덧 퇴근 시간이라서인지 뉴저지 턴파이크(NJ Turnpike)가 차로 인해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정말 대단한 나라다. 그 넓은 양쪽 도로가 완전히 차로 꽉 막혀 있는 것이 그야말로 전 세계 모든 차가 다 이곳에 모여 있는 것 같다. 차의 행렬이 슬슬 풀리면서 간신히 속력을 내면서 학생이 머무는 집 근처에 도착을 하니 거의 9시가 되어가는 것 같다. 마침 일식집이 눈에 띄어 차를 세우고 들어가 다소 늦은 저녁을 먹고 학생과 엄마를 내려다주고 내일 아침 일찍 만날 약속을 한 뒤 나는 인근의 호텔로 향한다. 오늘도 하루의 일과를 조용히 마감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