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lbrook School
오늘 아침 9시는 밀브룩 스쿨(Millbrook School)의 인터뷰이다. 어제 밤새 눈이 왔는지 밖을 보니 온통 하얗다. 그야말로 지긋지긋한 눈이다. 내릴 때는 소담하니 마치 평온하고 따뜻한 한 잔의 커피가 그리울 것 같은데 막상 차를 몰 생각을 하면 그 애틋한 감정이 완전히 바뀌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행히 눈의 양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 않기에 다소 안심을 하며 침대에서 일어나 씻고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은 뒤 밖으로 나가 차에 쌓인 눈을 치우고 짐을 정리한 뒤 차안에 실은 우리는 인터뷰를 위해 학교로 향했다. 어제 나름 차를 많이 운전해서였을까 몸이 꽤 피곤함을 느꼈고 열도 좀 나고 목소리도 잠긴 것이 그다지 컨디션이 좋은 것 같지 않았다. 은근히 몸에 신경이 쓰였으나 그래도 정신력으로 버티는 수밖에 더 있으랴! 44번 국도를 따라 열심히 달려 학교에 도착해 차를 주차한 뒤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니 행정을 보는 자상한 아주머니가 나와 우리를 반기며 응접실로 안내한다. 안에는 우리의 투어를 해 줄 키도 크고 예쁘장한 미국 여학생이 웃으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에 우리는 바로 그 학생의 안내를 받으며 투어를 시작하였다. 밖으로 나온 우리는 최근에 지은 과학관으로 가서 건물 내부 및 교실을 둘러보고 이어 도서관, 교장 집무실, 기숙사를 둘러본 뒤 예술관으로 가서 갤러리 및 각종 음악실, 개인 연습실, 미술실을 둘러보았다. 이어 체육관으로 가서 내부를 본 뒤 채플, 매점, 식당을 마지막으로 학교 구경을 한 뒤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전반적으로 잘 정리된 학교 분위기에 학생 엄마는 아주 좋은 인상을 받은 것 같았다.
차를 한잔 씩 마시며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다소 젊어 보이는 입학담당자가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 뒤 인터뷰를 위해 학생을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우리는 앉아서 학교 이야기며 시설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와중에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왔고 우리는 다시 그의 안내로 2층에 있는 그의 방으로 갔다. 스피넬라(Tom Spinella)라는 이름을 가진 이 담당자에게 얼굴이 낯설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는 이번에 이 학교에 처음으로 왔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작년 이맘 때 내가 학생의 인터뷰를 위해 이 학교에 온 이후 입학 사무실에 변화가 있었는데 이 학교에서 오래 근무하신 입학 책임자(Director of Admission)가 바뀐 것이다. 그래도 나름 나에게 잘 해 주었기에 내심 서운하기도 했지만 마냥 한 자리에 오래 근무를 할 수 만은 없으리라. 우리는 외국 학생들을 위한 관리, 부족한 과목의 보완, 학교생활 및 방과 프로그램 등에 관해 질문을 하였고 이에 그는 답변을 해 주었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지만 나름 내가 밀브룩 학교에 관해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담당자도 시간이 지나면서 웃음도 많아지고 분위기도 무르익어 갔다. 그와 이야기를 다 마친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아래층으로 내려와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Masters School
일단 한 학교의 인터뷰는 끝이다. 이제 오후에는 이 학생의 마지막 인터뷰이기도 한 마스터스 학교(Masters School)의 인터뷰이다. 차를 몰고 우리는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덥스페리(Dobbs Ferry)로 향했는데 막상 학교 인근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으려고 주변을 둘러봐도 마땅한 곳이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이전에 내가 한 번 가 보았던 학교에서 가까운 슈퍼마켓으로 가 그곳에 있는 한국인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자그마한 식당에 가서 라면을 삶아 달라고 한 뒤 한 그릇씩 먹고 시간에 맞추어 학교로 이동하였다. 차를 주차한 뒤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니 마침 외국 학생들의 입학을 담당하는 월터(Lindsey Wolter)가 눈에 보인다. 가서 인사를 하니 그녀 역시 반갑게 맞이하며 올해 우리 학교 처음 방문하는 거 아니냐며 확인을 한다. 그러면서 오늘 눈이 와서 수업을 늦게 시작했기에 모든 일정이 다소 늦어졌다면서 투어를 해 줄 학생이 올 때 까지 잠시 복도에 있는 소파에 앉아 기다리라고 한다. 사실 오늘 오후 일정은 학교 인터뷰 끝나고 미국에서 제일 크다는 우드버리 아울렛(Woodbury Common Premium Outlets)을 들를 예정이었기에 이 학교에서 인터뷰가 다소 일찍 끝났으면 했었는데 의외로 시간이 다소 지체되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키가 큰 미국인 남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하였고 우리는 그의 안내를 받아 학교를 둘러보았다. 우선 본관 건물에 들어서 있는 도서관을 보고 이어 각종 교실들을 비롯해 미술실, 체육관, 음악실, 기숙사, 식당을 둘러본 뒤 과학관으로 가서 교실들을 더 본 뒤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투어를 해 준 학생에게 인사를 한 뒤 소파에 잠시 앉아 있으려니 월터가 나와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다. 이 담당자는 개인적으로 이전에 모 여학교 입학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부터 알았기에 나름 편했다. 아울러 이 담당자는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나름 꼼꼼하게 진행하기에 그 점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즉, 나름 자신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약 40여분이 지나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고 이에 부모 그리고 나는 그녀의 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인터뷰 잘 했다며 학생의 현재 학교에서의 생활 및 유학을 하고자 하는 이유 장래 포부 및 학업 계획 등에 관해 설명을 잘 들었다고 하며 우리에게 궁금한 점이 있는지를 물었다. 우리는 학교 일정, 기숙사에서의 생활 및 방과 후 프로그램 등에 관해 질문을 하였고 아울러 월터 역시 부모에게 학생의 학업적인 면과 그리고 개인적인 면에서의 장단점 등을 알고 싶어 했다. 이야기를 끝마친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밖으로 나와 그녀와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이로서 지난 월요일부터 시작한 이 학생의 인터뷰를 다 마쳤다. 우리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온 가족이 기대해 온 우드버리 아울렛을 향해 차를 달려 짧은 시간이나마 알찬 쇼핑을 했다. 궁긍적으로 학생이나 엄마보다 아빠가 훨씬 더 쇼핑을 많이 한 결과를 초래했지만 나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 뒤 오늘 우리가 투숙할 호텔이 있는 포트리(Fort Lee)로 가서 한국식당에 들러 입안에 살살 녹는 맛있는 고기로 저녁을 아주 맛있게 먹고 호텔로 이동하였다. 이로서 오늘 일정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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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도 입학 인터뷰 (2011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