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Academic Year
|
2011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
|
 2009년도 입학 인터뷰 |
|
|
|
|
|
|
|
|
|
2009년 01월 10일 (토) Millbrook School
|
|
오늘 인터뷰 시간은 이른 아침 8시 15분이다. 사실 오전에만 인터뷰가 있기에 다소 여유로운 시간인 9시 30분이나 10시 정도면 딱 좋겠는데 칼자루 쥔 사람이 임자라고 학교에서 ‘몇 시에 와라’ 하면 그저 힘없는 우리로서는 그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고(?) 나 역시 학교에 부탁을 해서 인터뷰 시간을 다소 늦게 해줄 수 없냐고 부탁을 안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은 전국적으로 SSAT 시험을 보는 날이고 이 학교가 공교롭게도 SSAT 시험을 보는 장소이기에 아마도 일정이 약간 빡빡했던 것 같다. 여하튼 이른 아침을 먹고 우리는 호텔에서 나와 차를 몰고 열심히 학교를 향해 달렸다. 의외로 오늘은 밖의 날씨가 아주 추운 것 같다. 차안에 표시되어 있는 외부 온도를 보니 기온이 화씨(F) 5도였다. 화씨 32도가 섭씨(C) 0도이니 대강 계산을 해보아도 날씨가 얼마나 추운지를 알 수 있으리라. ‘야!, 날씨 아주 추운 것 같네요’ 하니 ‘그러게요. 아주 추울 것 같네요’ 하고 엄마가 말을 한다. ‘학교 투어 할 때 단단히 준비를 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네요. 이 학교는 아주 시골에 위치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더 추울 것 같네요’ 하고 이야기를 하며 가급적 훈훈한 히터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차를 열심히 달렸다.
|
학교에 도착을 해서 입학 사무실로 들어간 우리는 우선 학생의 이름을 알리고 응접실로 이동을 해서 우리를 투어해 줄 학생을 기다렸다. 응접실에는 이미 미국인 가족 한 팀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우리의 투어를 해 줄 미국인 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했고 이에 우리는 그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다. 사실 인터뷰를 하면서 매년 모든 학교를 다 둘러본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그렇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2년 또는 3년, 심지어는 그보다 훨씬 이전에 방문한 학교를 오랜만에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이 학교 역시 개인적인 생각에 가장 최근에 방문한 적은 아마도 2-3년전 이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
|
그동안 혹 학교가 변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나는 학생과 엄마와 함께 투어를 하는 학생의 뒤를 따랐다. 우리는 우선 입학 사무실을 나와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새로 지었다는 건물을 구경하러 갔다. 이 건물은 나 역시 처음인지라 다소 기대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시설이 의외로 우수하고 모던하였다. 복도에는 학생들이 서로 앉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현대적인 의자를 비치하였고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학생의 엄마가 지적했듯이 MIT 공대에 있다는 복도 벽에 설치된 칠판이었다. 즉, 쉽게 이야기하자면 학생이나 교수가 교실에서만 수업이나 토론을 벌이는 것이 아니고 교정 어디에서나 눈만 마주치면 서로 불을 튀겨가면서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거나 토론을 하는데, 이때 아무래도 혀 싸움 즉, 설전만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에 그 무언가를 끄적거리면서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 도구 즉, 칠판을 비치함으로서 그 학업적 진취성을 배가시킨다는 뭐 그런 의도가 아니겠는가.
|
여하튼 인상적인 새로운 건물을 보고 난 뒤 우리는 다시 발길을 옮겨 도서관, 교실 등을 보고 이어 미술, 음악, 연극 등을 진행하는 깔끔한 아트센터를 보고 이어 체육관으로 가서 시설들을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식당, 9학년 기숙사, 매점 등의 순서로 학교 투어를 마쳤다. 학생이나 엄마나 학교 시설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을 한 것 같다. 입학 사무실로 돌아온 우리는 투어를 해준 학생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응접실에서 몸을 녹이며 잠시 앉아 있었다. 잠시 뒤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캐서타노(Linda Casertano)가 나와 우리에게 간단히 인사를 한 뒤 인터뷰를 위해 학생을 데리고 갔다.
|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녀는 이 학교 교장 선생님 사모님이었다. 미국의 여타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부부가 같이 일을 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며 더욱이 부인이 입학 사무실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학교는 이 글을 쓰면서 당장 머리에 떠올려 봐도 켄터버리(Canterbury), 벅셔(Berkshire), 조지스(George's) 등이 있는 것 같다.
학생이 인터뷰를 하는 동안 엄마와 나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동안 둘러본 학교들이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것이었고 다만 학생이 다소 늦게 유학을 시작하였기에 토플이라든지 SSAT 등이 기존에 충분히 준비를 했던 학생들에 비해서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여하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 어느덧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2층에서 내려왔고 이에 엄마와 나는 그녀의 안내로 다시 그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우선 그녀는 인터뷰는 잘 했다는 이야기를 하며 학생이 학교를 옮기려는 이유, 학생의 진학 진로, 관심과목 및 방과 후 활동, 장래희망 등을 이야기 했다고 하였다. 우리는 역시 학교에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와 다소 늦게 유학을 준비한 관계로 점수 등이 학생의 수학 능력에 비추어 다소 부족함 감이 있지만 그 점수의 결과가 학생의 수행능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강변을 하였고 이에 그 담당자도 동의를 하였다. 그러면서 혹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SSAT를 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제안을 하였으나 불행히도 현재 학생이 지내는 곳에서는 용이하지가 않았다. 여하튼 아직 도착하지 않은 추천서는 곧 도착할 예정이라는 이야기와 곧 나올 토플 점수도 학교로 보내겠다는 이야기를 끝으로 우리는 인터뷰를 마쳤다.
일전에 이 학교에 11학년으로 지원을 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당시 그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왔을 때 인터뷰 담당자는 입학에 관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했었다. 더욱이 11학년으로 지원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가능성을 더 희박하게 보았었고 나에게도 이 점을 강하게 언급하였었다. 그러나 입학 결과는 예상과 달리 합격이었다. 물론 그 학생은 당시 다른 학교를 택했기에 이 학교와 인연을 못 맺었지만 여하튼 누구라도 그러하겠지만 입학 담당자들도 나름대로 자신이 충분히 빠져나갈 변병의 여지를 만들어 놓고 인터뷰를 하는 경향이 있다. 여하튼 우리는 지난 화요일 이곳 미국에 도착을 해서 오늘까지 4일 동안 총 6개 학교의 인터뷰를 마쳤다. 나름대로 인터뷰에 최선을 다했기에 ‘진인사 대천명’ 의 자세로 결과를 기다려 보기로 한다.
이제 학생은 학생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내일 아침 각자 출발을 하므로 오늘 오후는 나름대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고, 그래도 이곳 동부에 오면 꼭 들려봐야 할 보스턴으로 차를 달린다.
|
|
가는 길에 인디언 보호구역이기도 하거니와 카지노로 유명한 모히건 선(Mohegan Sun)에 잠시 들러 점심을 먹고 내부도 구경한 뒤 보스턴으로 향했다. 우선 보스턴 시내를 차로 한 바퀴 돌고 이어 MIT 공대 및 하버드 대학에 가서 하버드 박사(Dr. Harvard) 동상의 구두도 만지면서 꼭 하버드 대학에 입학을 해달라는 기원도 하며 사진도 한 컷 찍으며 모처럼의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본다.
이어 한국 뷔페인 아리랑에서 식사를 하고 슬슬 숙소가 있는 브래들리 공항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갑자기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삽시간에 도로가 눈으로 쌓였다. 순간 나는 내일 일을 생각하며 갑자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만약 눈이 많이 내려 비행기가 결항이라도 되면 학생이나 엄마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귀국을 못하거나 또는 캔자스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 학생은 그렇다고 쳐도 엄마의 경우 만약 비행기를 놓치면 바로 그 다음날 비행기를 탄다는 보장도 없고 이럴 경우 생각지도 않은 난감한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주 심란하였다. 여하튼 호텔에 돌아와 체크인을 한 뒤 엄마에게 TV의 일기예보 채널을 유심히 보라는 당부를 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제발 눈이여, 그쳐다오!’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