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Academic Year
|
2011
2010
2009
2008
2007
2006
2005
|
|
 2009년도 입학 인터뷰 |
|
|
|
|
|
|
|
|
|
2009년 01월 20일 (화) Proctor Academy 와 St. Paul's School
|
|
[ Proctor Academy ]
오늘 오전 9시는 프록터(Proctor Academy)의 인터뷰이다. 1층으로 내려와 식사를 한 뒤 우리는 차에다 짐을 싣고 학교로 향했다. 의외로 짐이 많아서 맨 처음에는 짐을 실을 때 이 많은 짐이 차 안에 다 들어갈까 하고 걱정을 했는데 한 아버지가 아주 요령있게 짐을 잘 분배해 실어 불필요한 빈공간이 없을 정도였다.
'미국의 기숙학교들이 다 그러하지만 이 학교는 그야말로 꼼짝마라 입니다‘ 하고 나는 차를 몰며 이야기를 했다. 사실 기숙학교들은 상당수가 도시에서 떨어진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에 농담으로 학생들에게 ’너희 학교에서 허락해 줄테니 나갔다 와’ 해도 아마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아마 다음과 같이 절규를 할 것 같다. ‘저는 나가는 게 싫어요. 그냥 학교에 있을래요. 제발 있게 해 주세요’ 하고 답을 할 것이다. 왜냐면 나가는 것도 그러하지만 돌아올 생각을 하면 더 갑갑하기 때문이리라. 결국 한국처럼 대중교통 수단이 불편한 미국에서야 이러한 상황은 충분히 예감할 수 있으리라.
93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프록터가 있는 소도시인 앤도버(Andover)로 향했다. 시골길을 열심히 달리는데 한 아버지가 농담으로 한마디 한다. ‘이 학교 참 마음에 드네’ 아마도 지역적으로 안전한 장소라는 생각에 그러한 농담을 한 것 같다. 학교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니 이 학교에서 오랫동안 행정업무를 보는 성격이 아주 괄괄한 찰리 더렐(Charlie Durell) 아주머니가 나를 보고 인사를 한다. 나 역시 이분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아마도 누구에게나 마치 오랫동안 알아왔다는 느낌을 주게끔 해주는 친숙한 환대가 그러한 편한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으리라. 나는 학생들과 부모들을 인사시킨 뒤 응접실에 앉아 커피를 타서 한잔씩 마시며 투어를 해 줄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 뒤 한국인 남학생과 여학생 둘이 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다같이 자리에서 일어난 우리는 이들 학생의 안내를 받으며 학교를 둘러보았다.
|
우선 입학사무실 건너편에 있는 학생라운지와 교실이 있는 건물을 필두로 해서 강당, 요가실, 무용실 등을 둘러보고 이어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식당 등 주요 건물들을 둘러보았다. 이 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지역은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캠퍼스 전체가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었고 건물마다 주렁주렁 고드름이 매달려 있는데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다. 나 역시 초등학교 다닐 적 이러한 고드름으로 칼싸움도 하곤 했던 기억이 나기에 아름대로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추억에 젖어본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형까지 한국 학생들이 친절하게 투어를 해주어서인지 나름대로 학교에 관해 많은 정보를 들은 우리는 모든 투어를 마치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
곧이어 이 학교의 입학 담당자들 둘이 나와 우리에게 인사를 하는데 이 중 한 입학 담당자가 우리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한국말로 인사를 한다. 이에 나는 웃으며 한국말 어디서 배웠냐고 하니까 자기 오빠가 한국조선소에 근무를 하기 위해 최근에 한국으로 갔다고 한다. 어느 조선소냐고 하니 회사명은 잘 모르고 주변에 무슨 해상공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고 한다. 아마도 내 느낌으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선소들이 있는 거제도 지역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들 두 담당자들은 각각의 학생들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고 이에 우리는 응접실에 앉아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약 30여분이 지나서 학생들이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고 이에 우리는 어제와 다름없이 한 입학 담당자의 방으로 가서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
우선 이들 두 입학 담당자들은 각 학생들의 인터뷰 결과를 간단히 설명해주면서 학생들이 아주 우수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에 부모들은 나름대로 학교 투어를 하면서 느낀 점에 관해 질문을 하였는데 우선 기숙사 생활, 주말 프로그램, 부족한 과목 등의 보충 및 방과 후 활동 등에 관해 질문을 하였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들 두 입학 담당자들은 아주 친절하게 우리의 질문에 답을 해주었고 특이 이 학교에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하였던 분의 따님이며 이전에 나하고도 만난 적이 있는 다이언 포울러(Diane Fowler)는 아주 편하게 우리를 대해 주었다. 대화 말미에 나는 ‘이 두 부모는 두 학생들을 기왕이면 같은 학교에 입학시키고 싶어 한다’ 면서 ‘가급적 입학 결과를 빨리 알고 싶어 하는데 언제쯤 우리가 입학 결과를 알 수 있겠니?’ 하며 ‘내일?’ 하고 농담을 하니 다들 웃는다.
|
|
나름대로 유쾌한 분위기에서 이들 담당자들과 대화를 나눈 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외투를 입고 다시 한 번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데 포울러가 나보고 언제 다시 학교에 올 거냐고 묻는다. ‘왜? 나 보고 싶어서?’ 하고 농담을 하려다가 올해는 안오고 아마 내년에나 올 것 같다고 하니 웃으며 그 때 보자고 한다. 아마 우리와의 대화가 나름대로 재미있었는가 보다. 하긴 웬 까만 머리에 찢어진 눈을 한 정형적인 동양인이 갑자기 나타나 몇 마디 지껄이고 가니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소 따분하고 단조로운 그들의 일상에 나름대로 신선한(?) 활력이 되지 않았을까? 그래서 인터뷰는 딱딱한 분위기보다 이렇게 가끔 뒤숭을 떠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입학 사무실 앞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우리는 차를 타고 다시 콩코드(Concord) 시로 왔다. 이제 오후 1시는 세인트 폴스(St. Paul's School)의 인터뷰이다.
[ St. Paul's School ]
나름대로 시간적 여유가 그다지 많지 않기에 우리는 KFC에 들러 점심으로 닭을 시켜 배불리 먹고 슬슬 학교로 향했다. 잘 알다시피 명문 중의 명문이라 할 수 있는 이 학교는 전교생이 기숙생활을 한다. 학생 수는 525명으로 허치키스(Hotchkiss School)에 비해 약간 적은 편이다. 2,000에이커의 캠퍼스를 가진 이 학교의 단풍으로 물든 가을의 전경은 가히 말을 잃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사실 이 학교는 부모들과 지원학교들을 선정할 때 나름대로 중론이 있었다. 그런데 한 학생의 아버지가 아주 명쾌하게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즉, 어차피 지원하는 학교들이 많은 학생들을 뽑지 않을 바에야 어느 학교에 지원을 하던 그 경쟁력은 다 세지 않겠는가. 기왕이면 나름대로 가장 선호도가 높다는 이 학교를 한 번 해 보는 것도 학생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었다.
|
우리는 차를 주차하고 다같이 입학 사무실로 들어갔다. 앞전에도 이야기 했듯이 9명이 한 장소로 우르르 들어가니 어느덧 한 공간이 우리들로 인해 꽉 차는 느낌이 든다. 일단 행정을 담당하는 아주머니에게 학생들의 이름을 대니 그녀는 잠시 응접실에 앉아 대기하라고 하며 투어를 해 줄 학생이 오면 이야기를 해 주겠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 학교는 학생들이 편하게 마음을 먹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안 드는 바도 아닌데 학생들은 나름대로 인터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욕이 상당한 것 같다. 잠시 뒤 한 미국 여학생이 들어오는데 나름대로 정장으로 깔끔하게 입은 지적으로 생긴 예쁜 학생이었다. 통상 미국의 학생들은 옷에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라서 그저 청바지나
|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고 또한 투어 안내도 간편한 복장으로 와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학생의 경우에는 이러한 타입의 학생과 달리 미인형에 옷도 아주 단정하게 입고 나와 금방 우리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마도 나름대로 본인이 학교 안내담당을 맡았고 이에 그 학생은 정갈한 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단정하게 입고 나온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여학생은 시집도 잘 가고 사회에서도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곧이어 한 미국 남학생도 들어 왔고 이에 그들은 우리에게 각자를 소개한 뒤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다. 주로 여학생이 설명을 하고 남학생은 부모의 주변에서 같이 걸으며 나름대로 학교에 대해 부언 설명을 하는 식으로 진행을 하였다. 우리는 우선 도서관에 들렀는데 이 도서실의 지하에는 누구의 방해도 없이 혼자서 자습할 수 있는 방들이 여럿 있으며 이에 학생들이 조용히 공부를 하고자 할 경우 사서(Librarian)에게 이야기 한 뒤 그곳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 이어 우리는 이 학교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는 채플로 이동을 하였다. 솔직히 미국의 여러 학교를 방문해보아도 이 학교의 채플처럼 섬세하고 웅장하며 고혹적인 건물은 없다고 단언을 하고 싶다. 같이 간 학생들이나 학부형들도 이 학교의 채플을 둘러보며 나름대로 감탄을 금하지 않았다.
이어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교실들을 둘러보았는데 교실 대부분은 타원형의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즉, 토론식의 수업인 것이다. 결국 어학이 부족하거나 수업 준비를 못해 온 학생들은 이러한 수업에서 열외 될 수밖에 없으리라. 이어 우리는 길 건너편으로 가서 최근에 설립한 체육관을 보았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체력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미국인들의 사고에 깊이 파고들어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어느 학교를 가 봐도 이러한 체육시설에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근 50여분에 걸친 학교 투어를 다 마치고 우리는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고 이에 우리는 투어를 해 준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응접실에서 잠시 기다렸다.
의외로 응접실은 조용한 편이었고 잠시 뒤 학생들의 인터뷰를 위해 입학 담당자들이 나와서 학생들을 각자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나는 부모들과 학교에 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일반적으로 느낀 이미지는 시설은 우수한데 뭔가 따뜻함이 약간은 결여되지 않았나 하는 인상을 받은 것 같기도 하였다. 사실 짧은 시간에 학교의 모든 것을 보기란 어려운 것이고 이에 학교의 느낌을 한마디로 정리해 이야기해보라는 것은 무리이리라.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한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는데 그 학생을 담당한 입학담당자는 이 학교를 1989년도에 졸업한 사람이다.
|
|
예전에도 이 학교를 방문하면서 그를 몇 번 봤는데 솔직히 나는 그가 웃는 모습을 거의 못 본 것 같다. 누누이 이야기 하지만 입학 사무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접근하기 편안 얼굴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의 면상은 다소 딱딱해서 솔직히 접근하기가 좀 어려운 타입의 형이라고나 할까? 그는 다른 한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면 같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한 뒤 다시 그의 방으로 들어갔고 이에 우리는 다른 한 학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15분 정도의 시간이 더 흘렀을까? 드디어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고 이에 부모들과 나 그리고 입학 담당자 둘은 자그마한 회의실로 자리를 옮긴 뒤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단 나는 각자에게 학생들의 인터뷰가 어떠했는지에 관해 질문을 했고 이에 그들은 각자가 느낀 인터뷰 결과를 이야기해 주었다.
대체적으로 이들이 이야기 한 내용은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열심인 것 같고 우수하고 목표 의식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어 부모들이 학교에 관해 궁금한 내용을 몇 가지 물어보길 원했는데 일단은 기숙사 생활 및 소등에 관해서였다. 결론은 학생들은 같이 거주하는 사감들에 의해 잘 보호되고 아울러 어드바이저(Advisor)가 학생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애로사항이라든지 진로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보살핀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소등은 딱히 정해진 시간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즉. 본인이 판단하기에 공부를 다 했으면 자고 부족하면 더하라는 이야기이고 이는 곧 학생들의 무한 경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를 거의 다 나누면서 나는 약간 농담식으로 이들 부모들이 기왕이면 학생들이 같은 학교에 입학이 되어 함께 다니기를 원하니 이들의 입학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의외로 이들의 얼굴이 썰렁하다. 아마 그들이 속으로 ‘아니, 저 인간이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감히 세인트 폴스에 와서!’ 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나름 무안했다. 여하튼 대화를 다 마치고 밖으로 나와 다시 한 번 그들과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나왔다. 이로서 오늘 두 학교의 인터뷰도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우리는 내일 있을 인터뷰를 위해 인근 호텔로 이동을 한다. 이로서 오늘 하루도 마감을 한다.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