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우리는 9시 인터뷰를 위해 학교로 향한다. 도로에 쌓인 눈들은 어느새 말끔히 치워져 있어 주행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학교에 도착을 해서 차를 주차시킨 뒤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행정을 보는 담당자가 우리를 응접실로 안내를 한다.
 잠시 뒤 미국 부부가 아들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들어왔고 이에 이들 가족과 우리는 홍콩에서 유학 왔다는 10학년 남학생과 9학년 미국학생 이렇게 두 명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다. 우선 이 학교의 자랑거리인 아트 빌딩을 필두로 새로 지은 깔끔한 학습관, 미 동부에서 음식이 제일 잘 나온다는 식당, 학생 라운지, 기숙사 들을 둘러보고 다시 본관으로 와서 아래층에 있는 도서관을 둘러보고 위층으로 올라가서 강당을 보는데 마침 강당 입구에서 도너츠를 파는 여학생 둘이 있는데 그 중 한 여학생이 우리 유학원을 통해서 온 학생이었다. ‘XX야!’ 하고 부르니 그는 나를 보고 ‘어머!,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한다. ‘잘 있었니?’ 하니 ‘예“ 그러면서 ‘인터뷰 오셨어요?’ 한다. ‘응’ ‘뭐하니?’ 하니 ‘이번에 학교 기금을 모금하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도너츠를 파는 거예요’ 한다.
‘그래?’ 하며 잠시 더 이야기를 나눈 뒤 기왕이면 우리 유학원을 통해 온 또 다른 남학생도 볼 겸 ‘혹시 XX이 만나면 입학 사무실로 오라고 그럴래? 이왕 왔으니 얼굴이라도 보고 가게’ 했더니 ‘그럴께요!’ 한다. 우리는 다시 입학 사무실로 내려와 시원한 물을 마시며 잠시 앉아 있는데 우리의 인터뷰를 담당할 애쉬리 위트니(Ashley Whitney)가 와서 인사를 한다. 학생은 인터뷰를 하러 그녀와 함께 갔고 엄마와 나는 앉아서 학교 책자도 보며 인터뷰 하러 온 다른 사람들도 둘러보면서 기다리고 있는데 한 남학생이 우리에게 온다. 나는 반가운 얼굴로 ‘XX아!’ 하고 부르니 그는 꾸벅 인사를 하며 동시에 악수까지 청한다.
‘아니, 이 쫘쓱이 어른한테 악수를 청해?’ 다소 재미있기도 하면서 오랜만에 만나 귀엽기까지 한 이 학생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며 악수를 하곤 ‘잘 지냈니?’ 하니 ‘예’ 한다. 그러면서 ‘왜 저에게 연락 안하셨어요? 미리 연락 주시면 제가 투어 했을 텐데요’ 한다. ‘야, 이 아저씨가 학생 데리고 와서 너가 투어 해주었다고 하면 너의 엄마가 왜 우리 XX이 공부하는데 투어 시켰냐고 그럴꺼 아니니?’ 하니 농담을 하니 그 학생은 웃으며 ‘안그래요’ 한다. 이 학생 역시 3년 전 엄마하고 같이 이 학교에 투어를 왔었고 엄마 역시 성격이 아주 서글서글해서 당시 인터뷰를 편하게 다녔던 기억이 났다. ‘이제 슬슬 대학 준비 해야지’ 하니 ‘예, 그래야죠’ 한다. ‘뭐 전공할거니? 하니 엔지니어링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잠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2월에 다시 이 아저씨가 방문 할 예정이니 그 때 다시 만나자며 늦기 전에 빨리 수업에 들어가라고 보냈다.
학생은 역시 꾸벅 인사를 한 뒤 갔다. 참으로 착한 학생이다. 이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다녔을 때 엄마도 성격이 좋아서 차안에서 나와 적당한 농담과 우스개 소리를 해가면서 웃고 떠들고 인터뷰를 다녔었는데 그 당시 이 학생은 그다지 말이 많지 않았던 학생이었는데 엄마와 나의 대화를 듣고 마냥 웃곤 했던 기억이 났다. ‘야, 다 너 때문에 이렇게 엄마와 이 아저씨가 웃고 떠드는거 알아, 몰라?’ 하니 ‘알아요!’ ‘인터뷰 때는 너무 진지한 것보다는 밝은 표정이 좋다는 거 알지?’ ‘예’ 대충 뭐 이런 식의 이야기를 그 때 했던 것 같다.
 잠시 뒤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고 이에 엄마와 나는 다시 그녀의 방으로 갔다. 사실 이 학교는 내가 워낙 잘 알고 있기에 이전에 있었던 입학 책임자, 대학 진학 담당자와 만난 얘기, 하계 프로그램, 미술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서 우리 유학원을 통해서 간 학생들까지 쭉 이야기를 하니 그녀는 흥미로운지 나의 이름을 물어본 뒤 학생의 파일에 적었다. 학생이 이 학교에 아주 관심이 많다는 이야기와 함께 긍정적으로 입학 결정을 해주기를 부탁하며 이 학교의 인터뷰를 마쳤다. 이제 오후 2시 30분에는 오늘의 두 번째 인터뷰인 솔즈버리 스쿨(Salisbury School)이다. 아직 충분한 시간이 있기에 우리는 차를 몰고 학교로 가기 전에 그린필드(Greenfield)에 있는 한국 식당인 ‘만나’에 가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다시 차를 몰고 솔즈버리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을 한 뒤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서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입학 사무실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직원이 오늘 약속한 것이 맞냐는 다소 당황스러운 질문을 하였다.
나는 분명히 그렇다고 이야기를 하며 전화상으로 오후 가장 늦은 시간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몇 시인지 까지 물어봤었다고 하니 그녀는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안으로 들어가서 누군가 이야기를 하고 오더니 인터뷰가 가능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약 2년 전인가? 그 당시 여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갔었을 때 아이딜와일드 학교(Idyillwild Arts Academy)에서 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다행히 담당자가 인터뷰 약속을 확인해 주는 이메일을 보냈기에 그것을 보여준 적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불행히도 그러한 이메일이 없어 아쉬웠다.
잠시 뒤 이 학교에 재학을 하는 미국 남학생이 우리의 투어를 담당하기 위해 왔는데 아마 내가 여지껏 본 인터뷰를 해주는 미국 남학생들 중에서 가장 작은 체구를 가진 학생인 것 같다. 그냥 순하게 생긴 이 학생은 우선 우리를 도서관이 있는 건물로 안내를 한 뒤 그
곳에 있는 교실들을 보여준 뒤 이어 학생 라운지, 체육관, 기숙사, 식당 등을 보여주었다. 오후에 도착을 해서인지 수업을 하는 학생들은 없고 대신 체육관에서는 학생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학교를 다 둘러보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들어와서 잠시 앉아있으려니 젊은 입학 담당자인 티모시 랜덜(Timothy Randall)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 뒤 학생들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다. 학교 본관은 그야말로 조용하여 마치 잠이 올 정도였다. 오전이었다면 학생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아주 부산할텐데. 잠시 뒤 인터뷰를 마치고 학생이 나왔고 이에 엄마와 나는 그의 안내로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코넬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처음 이 학교에 근무를 시작했다는 이 젊은 입학 담당자는 우선 인터뷰를 잘 했다고 하면서 학생 성격이 아주 좋은 것 같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학교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엄마는 역시 외국 학생들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과 학생 관리에 관해 질문을 하였고 이에 그는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나는 이 학교에 우리 학생이 현재 다니고 있고 입학 책임자도 잘 안다고 하면서 최종 입학심사를 할 때 학생의 입학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하니 그는 현재 입학 책임자가 외부에 볼일이 있어 학교에 없다며 나의 의견을 전달해주겠다고 했다. 대화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일어나면서 다시 한 번 ‘다른 지원자들 이름은 다 잊어버리고 오로지 이 학생 이름만 기억해라’ 며 한쪽 눈을 찡긋하니 그는 파안대소를 하며 잘 알았다고 한다.
그와 작별을 한 뒤 우리는 학교를 나왔다. 드디어 오늘의 인터뷰도 마지막이다. 이제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내일 있을 레이크 포리스트 아카데미(Lake Forest Academy)의 인터뷰를 위해 시카고(Chicago)로 이동을 해야 한다. 공항 가는 길에 잠시 한국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을까 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이 학교에서 오래 지체하는 바람에 공항으로 그냥 달렸다. 차를 반납하고 공항 터미널로 이동한 뒤 체크인을 한 뒤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로 향한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마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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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