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일어나 학생이 자고 있는 방으로 전화를 하니 전화를 안 받는다. 어제 저녁을 거의 굶다시피 하였기에 배가 고파서 미리 식당으로 갔구나 생각을 하고 나 역시 간단히 씻고 식당으로 가니 학생과 엄마가 안 보였다. ‘이상하다!’ 속으로 생각을 하고 프론트 데스크에서 다시 전화를 하니 엄마가 아직 잠결에 전화를 받는다. 바로 준비하고 나온다고 하기에 간단히 식사를 하며 기다리고 있으려니 학생과 엄마가 잠시 후 나왔다. 밤새 한 숨도 못 잤다가 새벽에야 간신히 잠이 들었다며 엄마는 아직 피곤해 한다. 사실 말이 쉬워 인터뷰지 한 장소도 아니고 이곳저곳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학교를 방문해선 투어를 하기 위해 캠퍼스를 돌아다니고, 또 차로 다른 장소로 이동해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곤 하는 이 일이 생각만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야 솔직히 오랜 기간 동안 이 일을 해왔기에 이러한 일에 이골이 났다고나 할까? 그러나 부모의 입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여하튼 간단히 아침을 먹고 우리는 10시 인터뷰를 위해 호텔을 나와 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도착한 뒤 차를 주차시키고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외국학생을 담당하는 베스(Larry Bess)씨를 찾으니 그가 사무실에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오늘 약속을 했냐는 입학 사무실에 근무하는 여직원의 질문에 이미 그와 약속을 했었고 저번 주 토요일에도 와서 이번 주에 오겠다는 이야기를 남겼다고 하니 그녀는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베스씨에게 전화를 하고난 뒤 약 20분 후에 학교에 오신다고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응접실에 앉아 차를 한잔 마시며 창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호수를 감상하며 엄마와 캠퍼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베스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니 약 20분 정도 지났을까? 베스씨가 가방을 든 채 바쁜 걸음으로 입학 사무실로 들어와서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온 뒤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다. 가족 중에 한 분이 상을 당해서 며칠 동안 학교를 못나왔다며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우선 학교 투어를 해 줄 학생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와 같이 앉아 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잠시 나를 자기 방으로 오라고 하더니 책상에 쌓여있는 원서들을 보여주었다. 자기가 며칠 동안 사무실을 비운 사이 이렇게 많은 원서들이 도착을 했다고 하였다. 내가 봐도 원서가 엄청나게 많긴 많았다. 이에 나도 같이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일이 무척 많겠다고 하니 주말에 밀린 일을 해야겠다고 하였다.
잠시 후 한 한국 남학생이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하고 우리는 그 학생의 안내로 학교를 투어하였다. 그 학생은 ‘혹 작년에 XX이와 함께 안오셨어요?’ 한다. ‘응, 왔었어!’ ‘그러고 보니 그 때 너가 투어를 해 준 학생이니?’ 하니 그렇다고 한다. ‘너, 혹시 XX 아니?’ 하고 현재 우리 유학원에서 수속을 하고 있는 학생의 이름을 대니 ‘예, 알아요!’ 한다. ‘맞아, 이제 기억난다. 너의 어머님하고 XX 어머님하고 아주 잘 아는 사이라고 하시더라.
 그 학생도 이 학교에 관심이 많거든. 그래서 원서 꾸며서 이미 보냈어!’ 했더니 ‘아, 그러세요!’ 한다. 아주 모범적인 이 학생의 안내로 우리는 먼저 감탄을 금할 수 없는 빼어난 시설의 도서관을 필두로 해서 과학관, 강당, 식당, 체육관, 채플 등을 두루 둘러보고 이어 기숙사에 들러 올해 우리 유학원을 통해 온 다른 남학생을 잠시 만나보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이 학생은 이미 베스씨와 전화상으로 인터뷰를 했기에 별도의 인터뷰는 안하고 다 같이 응접실에 앉아 입학 및 서류 진행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 학교 방문을 마쳤다. 그와 작별을 한 뒤 우리는 이 학교를 떠났다. 드디어 이 학생의 인터뷰는 오늘로서 끝이다. 지난 일요일에 뉴욕공항에서 만나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를 두 번이나 오면서까지 나름대로 열심히 인터뷰를 했으니 어머님 이야기처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혹 저하고 다니면서 불편하지는 않으셨어요?’ 하고 물으니 ‘무슨 소리예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덕분에 무사히 아무 고생 없이 인터뷰 잘 했어요!’ 한다. 나는 간단히 노트르담 대학(Notre Dame University)을 구경시켜 준 뒤 인근에 있는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고 시카고로 향했다. 엄마는 내일 아침 이곳 시카고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로 안내를 하고 엄마와 학생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차를 반납하고 다시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하트포드로 향한다. 이제 미국에 온 지 딱 2주가 지난다. 집에 전화도 한 번 해주어야 하는데....... 갑자기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Mary)의 '500 miles' 란 노래가 머리에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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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