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9시는 워스터 아카데미(Worcester Academy)의 인터뷰이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혹 교통체증이 있을지 몰라 좀 일찍 출발을 했는데 의외로 차가 하나도 안 막혀서 학교에 너무 일찍 도착을 했다. ‘어떡하죠, 너무 일찍 왔는데!’ 하니 ‘그냥 차안에서 잠시 기다리죠, 뭐’ 하고 엄마가 이야기를 한다. 어제까지는 그런대로 견딜만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아마 영하 8-9도는 되는 것 같았다.
 훈훈한 차안에서 9시가 될 때 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시간에 맞추어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입학 사무실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분이 외국 학생의 입학을 담당하는 분에게 우리가 왔음을 알리고 난 뒤 투어를 담당할 학생이 올 때 까지 잠시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하곤 바로 원래 하던 일을 계속하였다. 순간 엄마와 나는 그녀의 행동에 약간 당황했다. 여지껏 방문한 다른 학교의 행정 담당자들은 화장실이 어디에 있다, 뭐 마시겠느냐 등등 아주 친절하게 방문객을 대하는데 반해 이 학교의 담당자는 너무나도 딱딱하게 손님들을 대하는 것 같아 약간은 거부감도 있었다. 잠시 뒤 키가 큰 미국 여학생이 들어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했고 이에 우리는 그녀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는데 사실 이 학교는 그다지 캠퍼스가 넓지 않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아니나
다를까 본관에 있는 교실들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가 다른 건물에 있는 교실, 식당, 학생관, 체육관 그리고 기숙사 등을 다 둘러보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오니 총 투어 시간이 미쳐 20분이 되지가 않은 것 같았다. 투어를 마치고 난 뒤 은근히 엄마에게 ‘학교 어땠어요?’ 하고 물어보니 반응이 그다지 좋지가 않았다. 사실 입학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행정 아주머니로부터 받은 첫 인상부터가 그다지 편하지 않았으니 오죽하랴. 잠시 뒤 이 학교에서 외국 학생을 담당하는 마샤 번스틴(Marsha Bernstein)이 나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 뒤 인터뷰를 위해 학생을 데리고 가고 엄마와 나는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렸다.
한 20여분을 앉아 있는데도 바로 앞에서 일을 하고 있는 행정 아주머니는 우리에게 차 한 잔 하겠냐는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속으로 은근히 부아가 나기도 하고 동시에 속상하기도 하였다. 여하튼 학생은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고 이어 엄마와 나는 그녀의 방으로 가서 대화를 나누었다. 우선 그녀는 학생이 인터뷰를 잘했다고 하며 학교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였다. 재미있었던 점은 다른 학교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각 방마다 벽에 금고가 부착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그 점이 아주 흥미로웠다고 하니 학생들이 귀중품을 분실할 우려가 있어 예전에는 학교에서 보관하였으나 지금은 이렇게 각 방에 설치하여 학생들이 각자 관리하게끔 한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하긴 이러한 방법도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학교에서 오랜
기간 근무를 하신 이 담당자는 아주 친절하게 우리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었고 이에 우리도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이전에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았는데 이 학교의 이름인 'Worcester'의 발음에 대해 다시 한 번 물어보았고 이에 그녀는 웃으면서 심지어 미국인들조차 발음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천천히 발음을 해주었다. 원래 말하는 전자사전에 이 단어를 입력해서 들어보면 아마 ‘우스터’ 라고 발음이 들릴 것이다. 그 이유는 이 Worcester가 영국에서는 ‘우스터’ 라고 발음을 한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은 이 Worcester의 앞 'Wor'을 ‘우’ 와 ‘어’를 합친 ‘워’로 발음을 한다. 즉 ‘워스터’ 라고 읽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워체스터’ 라고 발음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그녀도 웃는다.
 이러니 이렇게 직접 와서 실재로 듣지 않는 이상 그들이 발음하는 정확한 음을 구사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입학 담당자의 성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 ‘Bernstein'을 우리는 당연히 독일어 식으로 ‘번스타인’으로 발음할 것 같은데 자기는 ‘번스틴’으로 읽는다고 한다. 여하튼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우리는 작별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오후 1시 30분에는 폼프렛 스쿨(Pomfret School)의 인터뷰이다. 현재 시간이 10시가 좀 넘었고 시간이 너무 많이 남은 관계로 나는 차를 몰고 예전에 가봤던 워스터 시내에 있는 일종의 쇼핑 몰(Mall)인 시빅 센터(Civic Center)로 차를 몰았는데 웬걸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아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문을 닫았다고 한다. 무슨 연유로 문을 닫았는지 모르지만 시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던 그 몰이 문을 닫았다는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신통치
않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결국 우리는 인근에 있는 다른 몰로 가서 잠시 시간을 때운 뒤 중국집에 가서 뷔페로 점심을 먹고 학교로 향했다.
잠시 뒤 우리의 투어를 담당할 미국 학생이 왔는데 댄스에 아주 능숙하다는 이 학생은 키도 크고 곱슬머리인데 아주 인상이 좋게 생겼으며 말도 고급스럽게 했다. 아마도 여학생들이 무척 좋아할 타입의 학생 같아 보였다. 우리는 그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는데 우선 행정실 및 교실들이 있는 건물을 보고 도서관, 식당, 학생 라운지, 북 스토어 그리고 짜임새 있게 만들어 놓은 체육관, 채플 등을 본 뒤 마지막으로 기숙사를 보여주었는데 입학 사무실 2층에 위치하고 있는 자기 방을 보여주었다. 모든 투어를 다 마치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와 잠시 기다리는 동안 어머님은 다시 한 어머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재미있었던 점은 이 어머님도 우리 유학원의 홈페이지를 종종 즐겨 본다는 점이었으며 내가 학생들을 데리고 인터뷰를 다니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곧이어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책
임자가 나왔는데 저번 주에 내가 데리고 온 학생과 인터뷰를 했던 담당자였다. 그녀는 나를 보고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인사를 한 뒤 학생들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다. ‘학교 어때요?’ 하고 엄마에게 물으니 ‘참으로 마음에 드네요!’ 한다. 사실 이 학교는 투어를 와서 찬찬히 학교를 둘러보면 대다수의 부모님들이 만족을 하신다. 학교도 아주 짜임새가 있을뿐더러 시설도 여타의 학교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 우리는 아까 이야기를 나누었던 어머님과 다시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와중에 학생은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엄마와 나는 다시 그녀의 안내로 방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우선 그녀는 학생과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의 수업, 방과 후 활동 그리고 음악 및 체육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대화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하였다.
엄마는 학교가 아주 인상적이었으며 시설이 우수해서 아주 마음에 든다고 하였고 이에 그녀는 고맙다는 답변을 하였다. 우리는 추가로 학생의 현재 상황을 비롯해 입학 수속에 관한 이야기를 더 나눈 뒤 입학에 관한 긍정적 검토의 부탁과 함께 이 학교의 인터뷰를 마쳤다. 드디어 오늘 인터뷰도 이걸로 끝이다. 우리는 차를 몰고 내일 있을 학교의 인터뷰를 위해 뉴햄프셔(New Hampshire)로 차를 달린다. 이제 이 학생의 인터뷰도 슬슬 종반으로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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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