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인터뷰가 하나만 있다. 대부분 수요일 오후에는 학교가 수업이 없고 운동이나 특별활동을 하기에 웬만해선 투어를 잘 안하는 편이다. 아침에 일어나 씻고 식사를 한 뒤 우리는 차를 몰고 9시 인터뷰에 맞추어 학교로 향한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계속 내리는 것이 투어를 하기에 그다지 좋은 날씨는 않은 것 같다. 학교에 도착을 한 뒤 입학 사무실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서둘러 안으로 들어가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행정을 보는 아주머니는 잠시 응접실에서 가다리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녀의 앞에 이미 미국 남학생이 한명 앉아 있었다. 그는 우리의 투어를 담당하기 위해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응접실에는 사람이 한명도 없어 의아함이 들 정도로 적막하였다. 이전 같았으면 이곳 응접실이 사람들로 북적북적 하였던 곳인데.
여하튼 응접실에 잠시 앉아있으려니 그 미국 남학생이 정식으로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다. 12학년에 재학하고 있다는 이 학생의 안내로 우리는 학교를 투어하였다.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먼저 학교 교실을 필두로 하여 미술실, 기숙사, 학생 라운지, 식당, 도서관, 체육관 등 주요 건물들을 둘러보았다.
아무래도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기에 학교의 시설들이 캠퍼스에 꽉 찬 느낌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비가 꽤 많이 내리는데도 우산을 쓰고 다니는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 다른 학교를 가 봐도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똑같은데 나 역시 그 이유를 모르겠다. 한국 같으면 산성비 맞으면 큰일 난다고 절대 비를 못 맞게 하는데 이점에선 한국과 사뭇 다르다. 여하튼 투어를 다 마치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온 뒤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50대 중반의 제프리 로스(Jeffrey A. Ross)가 나와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고 이에 나는 역시 컴퓨터를 켜고 조용한 응접실에 앉아 잠시 일을 한다. 한 30여분이 지날 무렵 인터뷰를 마치고 학생과 담당자는 2층에서 내려왔고 이에 나는 다시 그의 방으로 가서 잠시 환담을 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어서인지 그는 제일 먼저 학생의 생년월일을 지적한 뒤 9학년으로 응시를 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은 것 같다고 한다. 이에 나 역시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이야기 하며 우선 한국과 미국의 교육 시스템의 차이를 설명하고 학생이 한국에서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왔다는 점과 현재 이곳 미국 학교에서 9학년으로 재학을 하고 있기에 10학년으로 입학을 고려해 달라고 하였더니 그는 파일에 그 내용을 기입하였다.
 그리고 자기 학교는 입학 담당자들이 서로 분담을 하여 지원 학생들의 파일을 검토하는데 자기는 다른 한 입학 담당자와 함께 10학년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원서를 담당한다며 이러한 면에서 학생이 운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이 학생이 아주 우수하며 모범적이며 행실도 바르고 교우관계도 좋으며 또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기에 아마 입학이 되어도 이 학교에서 잘 할 거라는 이야기와 함께 입학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하였다. 그와 충분한 대화를 마치고 우리는 일어나 1층으로 다시 내려왔고 이에 학생과 나는 그와 다시 한 번 작별 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이제 오늘의 인터뷰는 끝이다. ‘학교 어떠니?’ 하는 나의 질문에 ‘좋은 것 같아요’ 한다. 우리는 점심으로 일식과 중식을 같이 하는 레스토랑 - 영락없이 주인은 중국인 -에 가서 식사를 한 뒤 미리 호텔에 들어가 체크인을 한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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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