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침이다. 이제 오늘은 앞으로 나와 같이 1주일을 같이 지내며 인터뷰 다닐 학생을 만나야 한다. 이 학생은 8학년으로 유학을 왔었고 현재 9학년에 재학을 하고 있으며 이번 9월에 10학년으로 다른 학교로 옮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학생의 첫 인터뷰는 내일 아침 웨스턴 리저브 아카데미(Western Reserve Academy)이기에 학생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하이오(Ohio) 주의 클리블랜드(Cleveland) 공항으로 올 예정이고 나 역시 이곳 하트포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그곳으로 날라 갈 예정이다.
 어제 시카고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곳 하트포드에 도착한 뒤 오늘 다시 비행기를 타고 오하이오로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니 올 인터뷰 여행은 비행기 타는 것에 이골이 날 것 같다. 어제 저녁 투숙한 브래들리 공항에 있는 한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호텔 셔틀을 타고 공항터미널로 이동해서 티케팅을 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필라델피아를 경유해 클리블랜드 공항에 도착을 했다. 학생은 나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올 예정이기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시며 학생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원래 승객들이 나오는 2층에서 학생을 기다렸는데 내가 잠시 한눈을 팔았는지 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슬슬 아래층 짐 찾는 곳(Baggage Claim)으로 가니 학생이 그곳에 서있는데 뭔가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봐도 인사를 하는둥 마는둥 한다. ‘왜, 무슨 일 있니?’ 하고 물으니 ‘내 짐이 안왔어요’ 한다. ‘뭐, 왜?’ 하니 ‘모르겠어요!’ 한다. ‘신고는 했니?’ 하니 ‘아니요’ 한다.
‘나는 그를 데리고 짐 분실 신고 센터로 가서 ‘짐표 한 번 줘 봐!’ 했더니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기내 좌석 앞주머니에 넣어두어서 지금 없는데요!’ 한다. ‘환장하겠다, 야!’ 하고 나는 직원한테 학생 짐이 안왔다는 보고와 함께 짐표도 기내 좌석에 두고 내려 지금 없다고 하니 여권을 보여 달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다음 비행기가 6시 2분에 도착하니 기다려보던지 아니면 연락처를 달라고 하였다. 다행히 학생이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 우리는 전화번호를 알려준 뒤 혹시나 하는 기대로 다음 비행기가 올 때 까지 기다렸다. 시간이 돼서 승객들이 내려오고 짐 운반하는 벨트가 열심히 돌아가는데 다행히 학생의 짐이 나왔다. 짐을 찾고 분실신고 센터에 가서 짐이 도착했다는 보고와 함께 우리는 차를 빌리기 위해 렌트카 셔틀을 타러 갔다. 내일 아침에 있을 이 학교의 인터뷰는 한국에서 전화상으로 미리 인터뷰 약속을 잡았는데 그 때 입학 담당자가 게스트 하우스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해주어 나는 방을 예약했었다.
즉, 학교에서는 인터뷰라든지 아니면 공식적인 일로 학교를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해 이렇게 게스트 하우스를 제공해 주며 시설 이용은 무료이다. 물론 이 게스트 하우스에서 머무는 것이 호텔에서 머무는 것 보다 편안하랴마는 그래도 나 같은 사람은 가급적 학교와 관련된 사항이 있으면 많이 경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이런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하얗고 깔끔한 SUV 차를 빌린 뒤 우리는 웨스턴 리저브 아카데미로 차를 달렸다. 도중에 마땅히 저녁을 먹을 만한 곳이 없어 우리는 휴게소에 들러 햄버거로 저녁을 때웠다. 다행히 이곳 공항에서 학교까지는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기에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막상 학교에 도착을 하니 날씨가 어두워 게스트 하우스를 찾을 수 가 없었는데 마침 한 건물에서 동양인 여학생이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학교를 방문하면서 동양인 학생을 보면 우선 한국말로 말을 건다. 같은 민족끼리 영어를 쓴다는 것도 좀 그러하거니와 또 한국어를 써야 금방 친밀감도 생기지 않나 싶다.
그럴 경우 간혹 중국 학생이나 일본 학생의 경우 당연히 영어로 응답이 나오고 그 경우 그들에게 영어로 이야기하면 되고 한국 학생의 경우 바로 한국어가 나오니 그 역시 편한 것 같다. 여하튼 ‘한국 학생이니?’ 하고 물어보니 ‘예, 안녕하세요?’ 하는 응답이 나온다. 그저 한국 학생들이 제일 착한 것 같다. ‘그래, 지금 게스트 하우스를 찾는데 어딘지 안내 좀 해줄래?’ 했더니 옆에 있는 불 꺼진 건물을 가리키며 ‘저기가 게스트 하우슨데요’ 한다. ‘그래? 나도 거긴 것 같았는데 불이 꺼져 있길래!’ 하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 뒤 차를 주차하고 짐을 들고 깜깜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불을 켜서 보니 현관 입구 옆에 봉투가 두 개 놓여있었는데 그 중 한 봉투에 학생의 이름이 써 있었고 안에는 방 열쇠가 들어있었다.
삐거덕 거리는 마루 계단을 올라가니 방이 두 개 있는데 한 방은 1인용 침대가 있고 또 다른 방은 침대가 2개 놓여 있었다. 밖의 날씨는 아주 추운데 안에는 히터가 들어와 무척 훈훈하였다. 그런데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래된 건물이 그러하듯 이 건물도 벽 옆에 히터가 설치되어 있는데 우리가 어릴 적에 본 히터를 켜면 뜨거워지면서 쩍쩍하고 소리가 나는 그런 거였다. ‘야, 이거 정말 꽤 운치 있네!’ 학생과 나는 씻고 TV를 보면서 오늘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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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