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 개 학교의 인터뷰를 마치고 저녁에 버지니아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아침 9시에 있을 예정인 거버너스 아카데미(Governor‘s Academy)의 인터뷰를 위해 우리는 차를 몰고 학교로 향한다. 학교에 도착해서 입학 사무실에 들어가니 행정을 담당하는 분이 학생의 이름을 확인한 뒤 잠시 기다리라고 하였다. 응접실에는 우리 말고 다른 두 팀의 한국 가족들이 와있었는데 우리는 한 미국 남학생의 안내로 우리와 다른 한 한국 가족과 함께 학교 투어를 하게 되었다. 우선 식당을 보고 강당 및 컴퓨터실, 미술실, 도서관, 학생관 그리고 작년에 문을 연 아이스링크, 기숙사, 교실 등의 순서로 우리는 투어를 마쳤다. ‘학교 어때?’ 하고 물으니 ‘아주 좋아요’ 한다. ‘너는 어쩌면 안 좋은 학교는 하나도 없고 다 좋니?’ 하니 ‘원장님이 잘 골라주셨잖아요?’ 하고 또 농담을 한다.
 우리는 인터뷰를 마치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들어와서 잠시 소파에 앉아 있는데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할 피터 크라브축(Peter A. Kravchuk)이 나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이 입학 담당자는 작년에 내가 이 학교에 인터뷰를 왔을 때 우리를 담당했던 사람인데 아주 나이스하고 친절할뿐더러 말도 꽤 많았었다. 그는 학생을 데리고 인터뷰를 하러 갔고 이에 나는 따끈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학생의 학부형들이 예전과 다름없이 인터뷰를 위해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형들을 위해 학교에 대한 궁금한 사항이라든지 생활 등을 설명해주는 일종의 자원봉사 어머님들이 몇 분 계셨는데 그 중 한 분이 나에게 와서 말을 건넨다. 나는 그녀와 앉아서 잠시 환담을 하였는데 3명의 애 중 2명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이 엄마는 성격이 아주 좋아 보였다.
이 학교가 아주 마음에 든다는 이야기부터 애들의 장래 희망 그리고 현재 고3인 큰아들의 대학 진학까지 그야말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다 하면서 우리는 한 참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30여분이 지났을까?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고 이에 나는 그의 안내로 다시 그의 방으로 갔다. 우선 그는 학생과 아주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학생이 영어도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나는 이 학교는 워낙 우리 학생들의 인터뷰를 위해 많이 왔기에 무척 친밀감이 있다는 이야기부터 학생 부모의 해외 의료 봉사활동, 학생의 장래 희망 및 관심사항, 앞으로의 학생의 학업계획 등 학생을 알리기 위한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하였다. 이에 그는 학생의 입학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모든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같이 밖으로 나와 다시 한 번 그와 마지막 작별을 한 뒤 학교를 떠났다. ‘인터뷰 때 뭐 물어보데?’ 하는 나의 질문에 ‘그 분은 축구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다. ‘당연하겠지. 그 사람 이름을 봐라, 야. 조상이 유럽에서 온 사람이잖니. 당연히 유럽 축구 아주 좋아하겠지’ 했더니 ‘운동 뭐 좋아하냐고 해서 축구라고 하니까 좋아하는 축구 선수가 누구냐고 해서 이름을 댔더니 자기도 그 사람 아주 좋아한다고 하면서 이 사람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인터뷰하곤 했어요!’ 한다. ‘그래? 그래서 사람이 박학다식해야 한단다. 너처럼 축구선수 이름을 잘 알고 있으니까 그 사람도 마침 축구를 좋아하던 차에 너 같은 학생을 만났으니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니?’ 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차를 몰고 다음 학교 인터뷰인 캠브리지 스쿨 오브 웨스톤(Cambridge School of Weston)으로 향한다.
차를 몰고 거의 학교 근처에 다 왔는데 학생이 갑자기 ‘앗, 큰일 났어요!’ 한다. 나는 지난번 클리블랜드에서의 짐 사건도 생각나서 ‘왜, 또?’ 하니 ‘자켓을 학교에 두고 왔어요’ 한다. ‘어떡해요?’ 하는 학생의 질문에 나는 한숨을 쉬며 ‘어떡하긴 어떡하겠니. 이따가 찾으러 가야지’하고 일단 학교 입학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옷을 놓고 왔다고 하니 다행히 그 옷을 사무실에 보관해 놓겠다고 한다. ‘여하튼 이따 인터뷰 마치고 찾으러 가자’고 한 뒤 점심을 먹을 마땅한 장소가 없나 하고 살피는데 마침 중식/일식 레스토랑이 보이기에 그리 가서 우동과 튀김을 시켰는데 맛이 훌륭했다. 원래 미국에서 중식/일식(Chinese/Japanese)이라고 써 있으면 백에 구십구는 주인이 중국인이다. 그리고 일식/한식(Japanese/Korean)이라고 써있다면 영락없이 주인은 한국인이고. 즉. 한 나라의 음식만 하기에는 뭔가 손님이 좀 덜 올 것 같으면 이렇게 두 나라의 음식을 같이 제공하는데 이럴 경우 식당을 잘 선택해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맛이 아주 형편없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는 회는 거의 안 먹는 편이다. 물론 기우일 수 도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먹는 그런 싱싱한 맛을 이곳 미국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일식을 가면 나는 언제나 따뜻한 우동을 시켜 먹는다. 여하튼 맛있는 점심을 먹고 우리는 학교로 출발했다. 학교에 도착해서 차를 주차하고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니 입학 사무실 입구에서 행정을 담당하는 젊은 여직원이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이미 응접실에는 인터뷰를 위해 미국 가족이 두 팀 와있었다. 이 학교 역시 윌리스턴 노스앰프턴 스쿨처럼 인터뷰를 다른 학교와 조금 달리 하는데 우선 부모가 학생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하는 동안 학생은 입학 담당자와 인터뷰를 하고 이어 우리가 투어를 마치고 오면 학생들이 또 다른 학생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하고 그 사이 부모는 입학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우선 나는 인터뷰를 담당하게 될 아주 친절한 훅인 여성인 쥬디스 타우리악(Judith E.
Tauriac)과 인사를 나눈 뒤 다른 학부형들과 함께 학교 투어를 시작하였고 이에 학생은 그 담당자와 인터뷰를 하였다. 12학년이라는 키가 훤칠한 호남형의 미국 남학생은 대학에서 드라마를 전공할 예정이라는데 마치 투어를 연극배우가 관중 앞에서 연극을 하듯 액티브한 몸짓을 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을 해주었다. 이 학교의 영어와 역사 과목은 예외 없이 토론식 수업이었고 우리는 잠시 교실에 들러 이들이 하는 수업을 지켜보았는데 우선 한 교실에 대략 9명의 학생들이 선생님과 같이 가까이 앉아 계속 대화를 하는 식의 수업을 진행하였다. 수업 참관을 한 뒤 우리는 기숙사, 도서관, 미술실, 식당 그리고 가장 최근에 건립한 그린하우스라는 건물까지 다 둘러보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학생들은 우리가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려하니 이미 인터뷰를 다 끝마치고 다른 여학생의 안내로 학교 투어를 위해 막 밖으로 나가려던 참이었다.
나는 다시 학생의 인터뷰를 담당했던 그 담당자의 방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예상했던 대로 그녀는 너무나도 친절하고 다정다감했다. 인터뷰를 아주 잘했다고 하면서 학생이 영어도 아주 잘하고 인상도 좋아서 마음에 든다는 부언까지 하였다. 나 역시 그녀에게 학생의 우수함, 학교를 옮기려는 이유, 학생의 희망 등 나름대로 학생을 어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였다. 마지막으로 학교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며 나는 이 학교의 복장 규정에 대해 물어보았다. 사실 이 학교는 쿠싱 아카데미(Cushing Academy)와 마찬가지로 특별한 드레스코드가 없다. 즉, 학생들은 편하게 청바지를 입거나 아니면 티셔츠를 입거나 상관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에 그녀는 내가 지적하다시피 우리 학교의 복장 규정은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며 학생들의 복장 규정이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준다고는 생각지 않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한참 이야기를 나눈 뒤 그녀의 방에서 나오
려는데 학생들이 투어를 마치고 안으로 들어왔다. 학생과 나는 그녀와 다시 한 번 작별인사를 한 뒤 학교를 떠났다. 이로서 오늘의 인터뷰는 마감을 한다. 이제 우리는 저녁에 보스턴에 있는 로건공항(Logan International Airport)으로 가서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Richmond)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 예정이다. 우리는 일단 옷을 찾으러 거버너스로 다시 이동을 해서 옷을 찾고 저녁 식사를 위해서 보스턴으로 향했다. ‘뭐 먹을래?’ ‘한식 중에서 어제 먹었던 뷔페로 할래 아니면 그냥 식당으로 가서 찌개나 탕 뭐 이런 거 먹을래?’ 했더니 ‘절대적으로 뷔페로 가요’ 한다. ‘그래, 가서 다양한 음식 먹고 싶은 것 맘껏 먹어라’ 한 뒤 우리는 어제 갔던 아리랑으로 다시 차를 몰았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차를 몰고 공항으로 가서 차를 반납한 뒤 우리는 터미널로 향했다. 이로서 오늘 일정도 슬슬 마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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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