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10시 30분은 포츠머스 애비 스쿨(Portsmouth Abbey School)의 인터뷰이다. 아침 인터뷰가 다소 늦게 잡혔기에 어제 저녁 우리는 늦게까지 각자 컴퓨터를 가지고 시간을 보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해도 이러한 인터넷이 널리 보편화되지 않았기에 참으로 이러한 편리함이 없었던 이전에는 나는 이 호텔방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 영락없이 TV 채널과 열심히 씨름을 하고 있었으리라. 여하튼 다소 느긋하게 일어난 우리는 우선 씻고 아침 식사를 한 뒤 차를 몰고 학교로 향했다.
 어제 오후에는 강한 바람에 눈보라가 몰아쳐 아주 걱정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눈보라는 그친 반면 바람이 강하게 분다. 나름대로 단정하게 정리한 머리가 호텔 밖으로 나오자마자 그냥 흐트러진다. 차를 몰고 학교에 도착한 뒤 입학사무실로 들어서니 행정을 담당하는 아주머니가 웃으며 우리를 반긴 뒤 학생의 이름을 다시 확인한다. 그런 뒤 투어를 담당할 학생이 곧 올 예정이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학생과 나는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곧이어 한국 남학생이 문을 열고 입학사무실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저 학생이 우리 투어를 해 줄 학생인가보다‘ 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는 행정 아주머니와 함께 우리에게 와서 인사를 한다. 우리는 현재 10학년에 재학 중이라는 그의 안내로 학교를 둘러보았다. 개인적으로 나와 같이 온 학생의 가족은 가톨릭 신자이기에 사전에 이 학교의 특성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해주었었다.
이전과 다름없이 우리는 교실, 도서관, 기숙사, 식당, 채플, 체육관, 미술실, 헬스센터 등을 두루 둘러보았다. ’학교에 몇 분의 신부님이 수업을 가르치시니?‘ 하고 물어보니 ‘글쎄요!, 잘은 모르겠는데 여러 명이 수업을 가르치시는 것 같아요’ 한다. 이전에 왔을 때 미술 과목을 연세가 지긋하신 신무님이 가르치는 모습에 아주 강한 인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학교를 다 둘러본 뒤 우리는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고 이에 우리는 투어를 해 준 학생과 인사를 하고 잠시 응접실에 앉아 있으려니 저번 주에 내가 데리고 온 학생과 인터뷰를 했었던 스티브 피에트라스젝(Steve Pietraszek)이 나왔다. 그는 우리에게 온 뒤 다시 만나서 반갑다며 나와 인사를 한 뒤 학생의 인터뷰를 위해 그를 데리고 방으로 갔다.
이 담당자는 아직 나이가 젊어서인지 상당히 액티브하고 깔끔한 것 같다. 나름대로 소파에 앉아 들고 온 컴퓨터를 켜고 일 좀 하고 있으려니 약 30여분이 지나서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이에 나는 다시 그의 안내로 그의 방으로 가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우선 그는 학생이 아주 우수한 것 같다며 좋은 대화를 나누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이에 나는 한국에서도 성적이 우수할 뿐 아니라 현재 있는 학교에서도 아주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각종 교내활동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이 학생이 지원하는 학년에 대해 언급을 했더니 그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즉, 이 학생은 출생년도가 92년생이라 9학년으로 올 경우 같은 학년의 다른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게 되기에 9학년으로 지원을 하는 것보다는 10학년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이야기이고 이에 나도 그의 제안에 전적으로 동의하였다.
이에 그는 학생 파일에 지원학년에 관한 사항을 언급해 놓고 입학심의를 할 때 고려하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다시 한 번 학생이 우수함을 강조하고 나는 그와의 대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한 학교의 인터뷰는 마쳤다. ‘학교 어떠니?’ 하는 나의 질문에 괜찮은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우리는 차를 몰고 학교를 떠난 뒤 오후 2시 20분에 있을 태버 아카데미(Tabor Academy)의 인터뷰를 위해 매사추세츠 주로 달렸다. 도중에 중국 식당에서 점심으로 새우볶음밥과 돼지고기. 소고기가 추가된 간단한 요리를 먹고 다시 차를 몰고 학교에 도착을 하니 약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이 학교 역시 바로 캠퍼스 앞이 바다라서 우리는 잠시 바다가 보이는 쪽으로 차를 세워놓고 푸르른 바다를 감상했다. 한국에서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작년에는 동해바다 한번 가보지도 못했다. 그래도 가끔가다 확 트인 바다를 한번 씩 봐주어야 하는데..... 잠시 후 약속 시간에 맞춰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성격이 시원한 행정을 담당하는 아주머니가 응접실에서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이미 응접실에는 여러 팀의 인터뷰 가족들이 앉아 있는데 다들 미국인들이었다. 차 한 잔을 마시고 잠시 있으려니 이 학교의 12학년인 대만에서 온 학생이 우리의 투어를 해주기 위해 들어왔고 이에 우리는 그의 안내로 학교를 둘러보았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학생의 경우 입학 사무실을 나서면서부터 시작해서 다시 투어를 마치고 들어올 때까지 거의 쉬지 않고 학교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는 것이었다.
운동을 좋아한다는 이 학생은 가장 기본적으로 교실, 도서관, 행정실 등 주요 부분을 보여주고 이어 체육관으로 가서 아이스 링크, 스쿼시, 농구장, 라커룸 등 세세한 면까지 다 보여준 뒤 길을 건너 해양수업을 받을 수 있는 새로 지은 건물, 기숙사, 강당 및 식당을 끝으로 우리는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꼼꼼히 학교를 보여준 그 학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응접실에 앉아 잠시 기다리니 인터뷰를 위해 입학 담당자들이 와서 학생들을 한명씩 데리고 가고 이어 우리도 이 학교를 68년도에 졸업하신 나이가 연로하며 자상하게 생긴 윌리 웨이크만(Wiley Wakeman)이 나와 학생을 데리고 갔고 나는 그동안 응접실에 앉아 역시 컴퓨터를 켜고 잠시 일을 했다.
한 30여분이 지났을까?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그와 함께 2층에서 내려왔고 이에 나는 그와 함께 다시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우선 그는 학생의 영어실력이 아주 좋다며 현재 다니는 학교에서의 생활도 아주 모범적인 것 같다고 하며 아주 관심이 있다고 한다. 아울러 이 학생이 다니는 학교도 아주 잘 안다고 하였다. 이에 나는 현재 이 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한국 학생 중 2명이 현재 이 학생이 다니고 있는 학교를 나왔고 아울러 그들은 우리 유학원 학생이기도 하다고 하니 무척 흥미로운지 많은 관심을 보이며 학생들의 이름과 사진이 담겨있는 디렉토리(Directory)를 책상에 있는 책꽂이에서 꺼내더니 학생들을 확인해 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학교를 아주 선호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학생의 입학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대화 도중 지난 해 한국 학생들의 지원 현황을 물어보았는데 흥미로웠던 점은 한국 학생들이 약 100여명 이상 지원을 했었고 이 중 4명을
입학시켰는데 최종적으로 등록을 한 한생은 1명이었다고 하면서 나머지 3명은 어느 학교를 선택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친절한 그와의 대화를 마치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로서 오늘의 인터뷰는 끝이다. 내일은 버몬트 주에 위치하고 있는 2개 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시간도 이미 4시가 지나있었고 이곳에서 버몬트까지 꽤 달려야 하기에 나는 서둘러 차를 몰고 학교를 떠났다. 학생은 피곤한지 차안에서 잠을 잔다. 이로서 오늘 하루도 마감을 한다.
|
2008년도 입학 인터뷰 (2008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