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도 입학 인터뷰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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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1월 20일(토) Worcester Academy 와 Pomfret 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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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 10시에 이 학교의 인터뷰이다.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기에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해야 할 필요는 없다. 일어나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아침을 먹는다. 이 호텔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나이가 드신 할머님이 계시는데 몇 년전부터 이 호텔에 투숙을 하면서 보아왔기에 서로가 구면이다. 이 할머님의 남편되시는 분이 한국전에 참전을 하셨기 때문에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아주 반가워하셨다. 그러면서 컬버 아카데미가 아주 훌륭한 학교라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으신다. 식사를 마치고 체크아웃을 한 뒤 우리는 학교를 향해 출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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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에서 어머님은 ‘드디어 오늘이 마지막이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사실 보스턴이면 보스턴, 뉴욕이면 뉴욕 등 일정한 반경 내에서 차로 슬슬 이동하면서 인터뷰를 다니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서 매일 호텔도 바꾸어가며 투숙을 하니 어디 그게 쉬운 일이겠는가? 여하튼 오늘이 마지막이고 내일이면 그리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기대에서인지 엄마의 표정이 지난 2-3일보다는 더 환해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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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도착을 해서 입학 사무실로 들어가 우리가 왔음을 알리니 베스(Larry Bess)씨께서 응접실로 나와 우리에게 인사를 한다. 곧이어 한 미국 여학생이 와서 우리의 투어를 담당할 예정일고 하기에 나는 베스씨에게 ‘저번 주에 내가 왔을 때 XX를 투어 담당자로 부탁을 했었는데요?’ 하고 이야기를 하니 그분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사무실로 급히 가서 전화를 하셨다. 이어 다시 우리에게 오시더니 우리의 투어를 담당할 학생이 곧 올거라며 자기가 노트해놓았는데 깜빡했다 는 이야기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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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씨와 같이 응접실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투어를 담당할 학생을 기다렸고 약 20여분이 지나서 작년에 본 유학원을 통해서 이 학교에 입학이 된 여학생이 머리도 미쳐 마르지 않은 생태에서 급하게 입학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 학생은 나는 보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유학 업무를 하면서 가장 반가운 일은 내가 보낸 학생이 방학을 이용해서 한국에 나와 있을 경우 일부러 시간을 내서 전화를 한다든지 아니면 강남 나올 일이 있어서 잠시 들렸다며 사무실을 찾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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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생 역시 이번 겨울에 잠시 한국에 나왔을 때 일부러 나에게 전화를 했었고 나는 통화 도중 인터뷰를 위해 학교에 들리겠노라는 이야기를 미리 해놓았다. 우리는 학생의 안내로 도서관, 체육관, 채플 등 중요한 시설들을 둘러보았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건물 입구 문이 잠겨 있어 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교실을 못 봤다는 점이었다. 투어 마지막으로 우리는 식당에 들러 간단히 점심까지 먹고 다시 입학 사무실로 돌아왔다. 내가 데리고 온 학생은 인터뷰를 위해 베스씨와 함께 그의 방으로 갔고 나는 우리의 투어를 해 준 학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학생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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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거의 모든 과목에 ‘A'를 받고 있다는 학생의 야기를 들으니 괜히 내가 뿌듯해졌다. 응접실에 엄마와 같이 잠시 않아 있으니 학생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다. 우리는 다시 소파에 둘러 앉아 베스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 뒤 학교를 떠났다. 드디어 이 학생의 인터뷰는 이것으로 마지막이다. 지난 일요일에 만나서 오늘 토요일까지 학교를 돌아 다녔으니 학생도 학생이거니와 엄마도 많이 힘들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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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다시 디트로이트(Detroit)로 가서 공항 인근에서 일박을 한 뒤 내일 아침 각자의 길을 갈 예정이다. 즉, 엄마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학생은 현재 공부하고 있는 아이오와로 돌아가고 나는 다음 주부터 있을 인터뷰를 위해 뉴욕으로 날라 가야 한다. 우리는 차를 몰고 디트로이트를 향해 달렸다. 다소 마음의 여유가 있어 차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달리는데 계기판에 연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표시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차에 경고표시가 나와도 차가 어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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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린다는 나의 경험(?)과 더욱이 계기판을 보니 게이지의 눈금이 다소 여유가 있어 보여 아무래도 차도 반납하여야 하니 공항까지 그다지 멀지 않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계획을 세우고 차를 달렸다.그런데 아니 이게 왠일? 잠시 달렸나 싶었는데 갑자기 차의 엑셀레터가 잘 밟히지 않으면서 차의 속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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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차가 왜 이러지?‘ 나는 갑자기 긴장이 되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갑자기 문제가 생기면 사고의 위험도 있고 해서 나는 될 수 있으면 침착하게 행동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비상 깜박이를 켜고 차를 오른쪽 갓길에 주차를 했다. ’이상하다! 왜 차가 이러지?‘ 하며 차의 시동을 다시 걸어 봐도 영 차가 말을 안듣는다. 엄마와 학생도 근심스러운 얼굴로 차가 왜 이러냐고 한다. ’글쎄요, 문제가 있을 일이 없는데 왜 그러는지 잘 모르겠네요‘ 하고 다시 시동을 켜 봐도 마찬가지다. 잠시 머리를 굴리며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차의 기름이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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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기름이 다 된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까 경고 사인이 나왔었거든요‘ 그러자마자 엄마 ’아니, 경고 사인이 나왔는데도 그냥 달렸단 말이예요?‘ 한다. ’아니, 이 계기판을 보세요. 여기 눈금이 있죠? 나는 그래서 아직 기름 여유가 좀 더 있는 것 같아서 그냥 공항 인근에서 주유하려고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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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이야기를 했다. 여하튼 문제점은 알았는데 이 고속도로에서 어떻게 기름을 구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학생이 핸드폰이 있어서 나는 차를 렌트한 회사의 고객 서비스에 일단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는데 그의 대답은 약 한시간 뒤에나 직원이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니, 이 도로 상에서 한 시간이나 어떻게 기다려야 한다는 말인가! 나는 다시 연락을 하겠다고 한 뒤 엄마에게 차안에 일단 앉아 있어보라고 한 뒤 다 마시고 난 음료수 페트병을 들고 밖으로 나가려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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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아니 밖으로 나가서 어떡하려고 하세요? 그냥 한시간 기다리는 것이 낫죠’ 한다. ‘어떻게 한시간이나 기다려요, 내 생각에는 조금만 걸어가면 출구(Exit)이 나오고 아마 그곳에 주유서가 있을 것 같아요’ 하니 ‘그래도 그렇지 출구가 없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한다. ’일단 한 번 나가보고 올께요‘ 하고 페트병을 들고 차 밖으로 나온 뒤 앞쪽으로 뛰어갔다. ’살다 살다 참 별일 다 겪어보네!‘ 하고 속으로 생각을 하고 한 200 여미터 정도 뛰어갔는데 표지판이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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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출구는 이곳에서부터 1마일‘(약 1.6 킬로미터). ’이거 사람 죽이는구만‘ 하고 다소 낙담한 표정으로 어떻게 할까하고 주춤거리고 있는데 웬 차가 한 대 내 앞에 섰다. ’아니 이게 웬일?‘ 하고 다소 기대에 찬 표정으로 다가가니 운전수는 창문을 열고 차가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아마 갓길에 세워져 있는 차를 보았는데 어스름한 저녁 무렵 웬 동양인이 황당한 표정으로 페트병 하나를 들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곤 도와주기 위해 차를 세운 것 같았다. 내가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니 가까운 주유소까지 데려다 준다며 타란다. ’휴,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며 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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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를 빠져 바로 앞에 있는 주유소에 가서 휘발유를 담는 통을 하나 사서 기름을 넣고 다시 그 차를 타고 차가 세워져 있는 곳으로 되돌아 왔다. 이 지역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스쿨버스를 몬다는 이 사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안받겠다는 20불을 억지로 주고 차에 기름을 넣고 시동을 켜니 한국에서는 타보기도 힘든 캐딜락(Cadillac)이 부드러운 엔진소리를 내며 시동이 걸렸다. 살살 주유소까지 끌고 가서 기름을 넣는데 얼마나 속이 후련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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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태워다 준 이분은 혹 내 차에 문제가 있을까봐 주유소까지 따라와 주었다. 다시 한 번 그 분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작별을 한 뒤 차를 몰고 우리가 투숙할 공항 인근의 호텔로 향했다. 짐을 내리고 체크인을 한 뒤 나는 차를 몰고 가서 차를 반납한 뒤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엄마와 학생 그리고 나는 호텔에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은 그야말로 아주 힘든 하루였다. 내 생전 운전을 하면서 운전 중 휘발유가 떨어져 본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한국도 아니고 낯선 미국에서 이런 일을 당하니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는 실소를 머금게도 하였다. 여하튼 앞으로 연료 경보 표시가 들어보면 주저 없이 만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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