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도 입학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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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2월 12일 (일) 길 위에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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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노이(Illinois), 인디애나(Indiana), 오하이오(Ohio), 펜실베니아(Pennsylvania), 뉴욕(New York), 매사추세츠(Massachusetts), 뉴햄프셔(New Hampshire) 그리고 메인(Maine). 이 8개 주가 오늘 내가 운전을 하면서 지나간 주(Stat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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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항공사 직원에게 비행기를 안타고 차를 렌트해서 동부로 가겠다고 하니 그 직원은 나와 무슨 혈연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적극적으로 만류는 안했었지만 엄청난 폭설이 오는데 차로 운전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조언을 했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 방법이 현재 나와 같이 있는 학생이나 인터뷰를 위해 오늘 도착한 학생에게 다 유리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 시카고에서 이 학생이 있는 학교인 메인(Maine)주의 뱅고(Bangor)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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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기로 보스턴에서 뱅고까지 가는 데만 약 5시간이 걸리는데 하물며 이곳 시카고에서 출발을 해서 학생을 뱅고까지 바래다준다고 하는 것은 날씨까지 예측을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는 엄청난 모험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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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렌트카 회사에 가서 차를 빌렸다. 차를 반납하는 목적지가 이곳 시카고가 아닌 보스턴이라 렌트비가 꽤 비쌌다. 그러나 그게 문제랴. 나의 임무는 적어도 내일 저녁까지는 원래의 상태 즉, 눈이 안왔으면 정상대로 우리는 보스턴으로 출발을 해서 한국에서 온 학생과 엄마를 공항에서 만나 호텔로 이동한 뒤 다음날 아침인 일요일 오전 공항으로 가서 학생을 뱅고(Bangor)행 비행기에 태워주고 나는 한국에서 온 학생의 인터뷰를 위해 그 학교 인근의 호텔로 이동해서 투숙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바로 그 상태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불가능한 임무(Mission Impossible)에 도전을 하기 위해 차를 빌려 시카고를 출발한 시간은 오후 5시가 지난 무렵이었고 나는 학생을 태우고 방금 전 컬버에서 이곳 시카고로 달려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저녁 7시쯤 우리는 잠시 휴게실에 들러 햄버거로 저녁을 때우고 우리는 다시 차를 타고 동으로 동으로 끝없는 길을 열심히 달렸다. 9시, 10시, 11시 시간이 지나면서 몸도 슬슬 피곤함을 느꼈지만 한가하게 쉴 시간적 여유가 없는지라 하품을 연방하며 나는 차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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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앉아 있는 학생에게 피곤하니 전혀 부담 갖지 말고 자라고 하니 학생은 잠시 후 누워서 깊은 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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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가 지나니 오하이오 주의 토레도(Toledo)를 지나 클리브랜드(Cleveland)로 향하는 도로상이었다. 잠시 불을 켜고 지도를 보니 아직 가야 할 길이 까마득했다. 우선 펜실베니아 주의 이리(Erie)시를 지나 뉴욕 주의 버팔로(Buffalo) 그리고 로체스터(Rochester), 시라큐스(Syracuse), 알바니(Albany)를 거쳐 매사추세츠 주로 들어가서 스피링필드(Springfield)를 지나 보스턴(Boston) 인근에서 뉴햄프셔 주로 올라간 뒤 메인 주의 포트랜드(Portland), 아우구스타(Augusta)를 거쳐 최종 목적지인 뱅고(Bangor)로 가야한다. 다행히 도로사정은 양호한 편이라 안심이었지만 워낙 미국 대륙이 광활한지라 간간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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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내리면서 도로가 눈으로 미끄러운 지역이 있었다. 그때마다 ‘아니, 벌써 눈이 내리나?’ 하고 걱정을 하면서 앞으로 달리길 몇 시간. 드디어 졸음이 마구 쏟아진다. 너무나도 졸려 잠시 차를 세우고 눈을 좀 붙이려고 하나 워낙 긴장이 돼서인지 막상 잠이 안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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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10여분 눈 좀 붙이다가 ‘이러다간 제 시간에 도착을 못하지’ 하는 불안감에 다시 차를 몰로 달린다. 배는 고프고 졸음은 쏟아지고 몸은 천근만근 무거운데 앞으로 가야할 길은 그 끝이 안보이니 참으로 난감했다. 새벽 5시 무렵이 되니 이제는 눈꺼풀이 너무나도 무거운 것이 도저히 졸려서 운전을 못할 정도였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 휴게소로 들어가 차를 잠시 세우고 의자를 뒤로 젖혀 잠시 눈을 감아본다. 밖의 날씨는 워낙 추운지라 시동을 겨고 잠시 눈을 감고 있는데 잠이 올리는 만무하고 그냥 눈을 감고 속으로 ‘제발 단 30분만 깊은 잠을 잤으면!’ 하고 바램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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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잠깐 잠들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크!, 자면 큰일 나지’ 라는 생각이 다시금 나를 잠에서 깨우곤 하였다. 결국 약 30여분 정도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차를 몰고 달렸다. 학생은 뒤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다. 이 여학생 역시 예기치 못한 기상으로 인해 차안에서 밤을 지새는 불운을 겪게 되어 아주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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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팔로 근처에 도착을 하니 아침이 밝아왔다. 시야도 날이 밝아서 운전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계속 배는 고프고 몸은 피곤한데 아직 가야할 길이 멀어 별 수 없이 운전을 계속해서 앞으로 나갈 수 밖에. 일요일 아침이라서인지 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었고 나는 다른 차와 함께 시속도 내보면서 열심히 앞으로 나간다. 드디어 로체스터를 지나 알바니에 도착을 했고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매사추세츠 주다. 학생도 이제는 잠에서 깨서 자리에 앉아있다. ‘XX야, 피곤해도 좀 참아라’ 했더니 기특하게도 ‘예’ 한다. 드디어 뉴욕 주를 벗어나 매사추세츠 주로 들어선다. 심적으로 조금 안정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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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게소에 들러 한국에 있는 학생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더니 ‘잉! 학생과 엄마도 보스턴 행 비행기가 결항이 되는 바람에 못 가고 다시 디트로이트에 있는 호텔로 투숙을 했단다. 호텔 전화번호를 알려주길래 호텔로 전화를 한 뒤 수시로 연락을 취하기로 하고 다시 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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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가자’ 하고 학생에게 격려를 한 뒤 달리는데 드디어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웬걸 미쳐 5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눈이 엄청 내린다. ‘드디어 시작이다’ 하고 학생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차를 달리는데 순식간에 도로에 눈이 엄청 쌓이는데 개인적으로 이처럼 짧은 시간에 엄청난 눈이 내리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평상시 차량이동이 아주 많은 보스턴 시내까지 쭉 연결되는 이 90번 도로가 순식간에 눈으로 뒤덮여 모든 차가 거북이 운전하듯 엉금엉금 기어간다. ‘이거 장난이 아닌데!’ 나는 속으로 생각을 하며 긴장을 더 바짝한다. 4륜구동도 아니고 보통 승용차이기에 운전을 하면서 차가 눈으로 인해 조금씩 미끄러지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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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도 안한 채 피곤한 몸에 바짝 긴장까지 하면서 운전을 하니 내 몸이 내 몸 같지가 않았다. 간신히 차를 몰고 에이어(Ayer)에 있는 한국 식품점에 도착을 하니 오후 2시 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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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이곳에 맡겨 두었던 짐을 찾고 학생이 학교에 가지고 갈 과자, 햅반, 라면 등을 사주고 식사를 하기 위해 인근에 있는 우정옥에 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닫혀있는 것이 아닌가. 점말 짜증났다. 사실 어제 저녁 이래 아무것도 못 먹어서 따뜻한 한국 음식이나 먹고 출발을 하려 했는데 한국 식당이 문을 닫았으니 그 참담한 기분이야 오죽하겠는가. 더욱이 도로사정이 좋을 경우 이곳에서 뱅고까지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음식도 제대로 못 먹고 출발을 하여야 하니 그 기분이야 오죽하겠는가. 결국 우리는 다시 가게에 가서 10개들이 쵸코파이 한 상자에 물 한병씩 사서 차를 몰고 뱅고로 향했다. 차안에서 쵸코파이를 먹으며 눈길을 헤치며 운전을 하고 가는데 학생이나 나나 참으로 신세가 처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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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가 지나 슬슬 어둠이 몰려오면서 내리는 눈의 세력도 많이 약해졌다. 어느새 도로에는 제설차들이 나와 눈을 치우고 있었다. 참으로 미국의 도로 제설 능력은 세계 최고이다. 간신히 간신히 차를 몰고 메인 주의 아우구스타(Augusta) 조금 못 미쳐서 학생은 학교에 전화를 했고 다행히 학교 담당자는 학생을 데리러 나오기로 해서 우리는 서로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뱅고까지 안가니 나로선 다행이었다. 좀 더 차를 몰고 약속장소로 가니 학교 담당자가 벌써 나와 있었다. 시간을 보니 저녁 8시가 좀 지나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간단히 점심 겸 저녁을 먹고 학생과 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려는데 학생이 언제 샀는지 선물이라며 플라스틱 물병을 하나 주면서 고맙다고 한다. ‘고맙긴, 얼른 가라!’ 하고 학생을 보내고 나는 다시 차를 달려 보스턴 방향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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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눈은 그치고 도로에는 제설차들이 모래며 염화칼슘을 뿌리며 분주히 다니고 있었다. 도로는 언제 눈이 왔냐는 듯 예전과 다름없이 깔끔했다. ‘참으로 대단해!’ 속으로 미국의 제설 처리능력에 감탄하면서 열심히 차를 달려 보스턴 시내에서 멀지 않은 호텔에 들어서서 체크인하고 방으로 들어서니 새벽 1시 30분이었다. 결국 2월 11일 오후 5시에 운전을 시작한 뒤 차에서 내려 호텔로 들어선 시간이 2월 13일 오전 1시 30분이니 총 32시간 30분을 대부분 차안에서 보낸 셈이다. 결과론 적인 이야기지만 내가 차를 빌렸을 당시 그 차의 운행 마일수가 10,501이었는데 차를 보스턴 공항에 반납을 하면서 보니 12,177마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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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카고에서 빌린 이 차는 나와 함께 물경 1676마일 즉, 2,680여 킬로를 같이 달린 뒤 보스턴에 반납이 된 셈이다. 통상 서울서 부산까지의 직선거리가 428킬로이니 결국 나는 이 32시간 30분 동안 서울과 부산을 3번 정도 왕복한 셈이 되는 것이다. 학생이 준 플라스틱 물병을 가방에 넣으려는데 자그마한 쪽지가 안에 들어있었고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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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날씨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인터뷰 일정동안 정말 여러 가지로 감사드려요......
정말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 지......
말씀하신 대로 결과가 좋든 나쁘든 전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만족해요 ^ ^
눈 많이 오는데 조심해서 돌아 가시구요......
미국에서의 나머지 일정 잘 되기를 바랄께요.....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해요......
잘 지내시구요, 건강하세요!
- XX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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